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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해로 폐열’ 재활용해 에너지 절감… 탄소중립 속도낸다 [연중기획-대한민국 ESG 경영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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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07 23:00:00 수정 : 2024-05-07 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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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오토랜드 화성

열교환기 적용, 스팀 자체 생산·공급
에너지 사용량 연간 47% 감축 성과
“2040년 모든 시설 친환경 전력 전환”

대기전력 자동차단·설비 원격제어 등
최첨단 기술 적용 에너지 효율화 ‘업’

기아 공장 유일 태양광발전설비 갖춰
재생에너지 발전 선도적인 역할도

지난달 12일 기아 오토랜드 화성의 파워트레인(PT) 소재공장에 들어서니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엔진 실린더 블록을 주조하기 위해 알루미늄을 녹이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곳 소재공장에는 열교환기와 스팀 생산·공급 시스템을 적용해 스팀을 자체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그냥 놔두면 사라지는 용해로의 폐열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 줄이는 에너지 사용량은 연간 47%에 달한다.

기아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를 위해 탄소중립의 길을 차근차근 밟아 가고 있다. 기아는 2040년까지 전 생산시설을 친환경 전력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확대하는 한편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효율화 작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폐열을 회수해 스팀을 자체 공급하는 시설. 기아 제공

◆에너지 관리 시스템 적용해 효율 향상

오토랜드 화성의 PT와 소재 공장에서는 다양한 에너지 효율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자동차 엔진 등 동력기관을 만드는 PT공장은 완성차 생산 공정 중에서 전기 사용량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PT공장의 전기 사용량은 완성차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력 수준보다 33%가량 더 많고, 비생산 전력 사용량이 생산 대비 37%로 비생산 시에도 높은 전력을 사용한다. 특히 비생산 부문의 전력 사용량 비중이 41%로 높다. 기아가 PT 공장에서 다양한 에너지 절감 기술 개발에 나선 이유다.

PT공장 내부에서 가공라인 설비가 가동하거나 대기할 때에 따라 모터의 부하를 제어해 소모 전력을 줄이는 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품 생산을 하지 않을 때 대기전력 발생부의 전력과 메인에어를 자동 차단하는 기술도 있다.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해 집에서 나갈 때 에어컨이 자동으로 꺼지고 집에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켜지는 스마트홈 시스템과 비슷하다.

PT공장에는 이 밖에 설비 상태에 따라 유압펌프 모터를 자동으로 켜거나 끄게 해 주는 유압절전 로직을 적용했고, 설비 상태에 따라 메인에어의 유량을 자동 제어해 주는 지능형 에어밸브 기술도 검증을 완료해 적용할 예정이다. 이들 기술은 전력사용량으로 환산하면 30.7%의 에너지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효율화 기술은 현장에서 벗어난 사무실에서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었다.

기아 관계자는 “에너지 설비를 단순히 모니터링하는 것에서 나아가 양방향 통신으로 설비를 제어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 스마트팩토리(지능형 생산공장)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 직원이 모터 부하를 제어해 소모전력이 얼마나 줄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기아 제공

◆태양광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전기 생산

기아 최대 규모 생산공장인 오토랜드 화성은 재생에너지 발전에도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기아 공장 중 유일하게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췄다.

현재 축구장 4개 면적에 해당하는 3만㎡(약 9000평) 부지에 4.3㎿ 규모의 태양광 설비가 설치돼 매년 약 5GWh의 전기가 생산되고 있다. 이는 4인 가구 월평균 전기사용량 350㎾h 기준으로 1200여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올해는 14.8㎿ 규모의 추가 태양광 설치공사를 착수하는 등 여러 단계에 걸쳐 19㎿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진행하게 된다. 향후 오토랜드 화성 내 총 30㎿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구축이 완료되면 오토랜드 화성은 연간 3만8000㎿h의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여 사용하게 된다. 이는 사업장의 연간 전기 사용량(62만㎿h)의 약 6%를 충당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특히 태양광 발전은 피크시간대 한국전력 수전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전력기본요금 절감을 할 수 있고, 태양광발전으로 생산된 전력만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계속 오르고 있지만 태양광 자체발전과 재생에너지 전력직접구매(PPA) 등을 통해 공장 생산비용 상승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할 수 있다.

이효범 안전시설담당 상무는 “태양광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전기를 생산해 탄소 저감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며 “태양광 발전을 초기에 검토할 때만 해도 국내에서 거래되는 전기에 비해 비싸서 경제적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겪은 뒤 전기요금이 많이 오르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대체 목표 앞당긴다

기아는 ‘영감을 주는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움직임’이라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비전 아래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위한 길을 밟고 있다. 핵심가치로는 △지구를 위한 친환경·순환 경제 선도 △모두가 안전하고 만족하는 사회 구축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거버넌스 확립을 설정했다.

환경 영역에서 기아는 2040년 전 세계 사업장의 모든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RE100’ 계획을 추진 중이다. 올해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는 2030년 66%, 2035년 82%, 2040년 100%를 달성할 계획을 밝혔다. 2030년과 2035년 목표는 지난해 발표했던 목표보다 각각 3%포인트, 4%포인트 상향된 것이다.

국내외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기아는 해양수산부의 유일한 민간 기업 파트너로 협력해 갯벌 식생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육상식물이 흡수하는 탄소(그린카본)보다 많다고 알려진 해양 생태계 흡수 탄소(블루카본)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네덜란드의 비영리단체 오션클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바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을 차량 용품과 부품으로 재자원화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차량의 전체 생애주기를 고려한 개발과 생산도 진행하고 있다. 가죽을 대체하는 바이오 폴리우레탄, 재생 페트 패브릭 등 친환경 소재를 자동차의 내외부에 사용하는 등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적용하는 한편 현재 2%인 완성차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률을 2030년까지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화성=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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