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일반적인 전시 공간과 달리 다양한 건축자재와 굴곡진 벽면으로 작품 설치가 쉽지 않은 공간으로 인식돼왔다. 올해는 기존의 공간을 변형시키는 대신 한국관의 건축적 특징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전시가 이뤄진다. |
1895년 시작된 베니스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세계적 권위의 현대미술전이다. 각 나라가 자신의 국가관에서 차별화된 미술전을 펼쳐 ‘미술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우리나라는 1986년 처음으로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했으며, 1995년 26번째로 독립된 국가관인 한국관을 건립했다. 한국관은 사각의 하얀 벽으로 이뤄진 일반적인 전시 공간과 달리 유리와 철조, 나무 등 다양한 건축자재와 굴곡진 벽면으로 이뤄져 있어 작품 설치가 쉽지 않은 공간으로 인식돼왔다.
‘2013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은 김승덕(왼쪽)씨와 한국관에서 단독으로 전시를 진행하는 김수자 작가. |
김수자 작가는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단독 전시에서 ‘보따리의 결정판’을 보여주겠다”며 “그동안 집적된 보따리의 개념과 문맥을 총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아 저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1980년대부터 전통 천조각인 이불보를 사용해 이를 꿰매거나 덮고 헌옷을 넣어 보따리를 싸는 퍼포먼스를 펼쳐보였다. 특히 1997년 보따리를 가득 실은 트럭을 타고 어릴 적 살던 여러 곳을 여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작품 ‘떠도는 도시들: 보따리 트럭 2727㎞’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발돋움했다. 현재는 뉴욕, 파리, 서울을 기반으로 현 시대의 주요한 쟁점인 문화적 충돌과 전쟁, 이주, 피난에 대한 성찰을 담은 작업을 해오고 있다.
6월1일부터 11월27일까지 열리는 올해 베니스비엔날레는 2009년 광주비엔날레 예술 총감독을 지낸 마시밀리아노 지오니가 총감독을 맡았다. 그가 내세운 주제는 ‘The Encyclopedic Palace’(백과사전식 전당)다.
정아람 기자 arb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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