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안정 예상… 할인폭 적을 듯
“수량도 적어 미끼용 불과” 지적 최근 대형마트들이 일제히 ‘반값 배추’ 판매에 들어갔다. 김장 배추값이 작년보다 비쌀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주부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반값 배추’가 ‘미끼 상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배추를 구입하면 20여일 지나서야 받을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가정으로 배달되는 시점에는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판매량도 제한돼 김장을 담그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롯데마트는 15∼21일 충청과 영·호남지역, 제주점을 제외한 전국 48개 점포에서 ‘김장 대전’을 열어 김장용 배추와 양념 재료 등을 할인 판매한다고 12일 밝혔다. 배추는 포기당(약 2.5㎏) 1600원으로 시세보다 45% 저렴하다고 롯데마트는 설명했다. 판매는 1인당 6포기까지 제한했다.
이에 앞서 이마트는 지난 7일부터 배추 40만 포기를 매장과 인터넷을 통해 판매했다. 판매 가격은 포기당 1200원. 이마트는 지난 6일 서울 가락시장 경매가(2570원)에 비해 53.3% 싸다고 주장했다. 배추는 구입 후 20여일 지난 26∼30일 소비자가 받게 된다. 따라서 가격비교 기준은 6일이 아닌 26∼30일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김장 배추는 태풍 등의 영향으로 파종 시기가 많이 늦춰졌다”며 “이에 따라 김장철 초반에는 배추 값이 강세를 보이겠지만 이달 말부터 가격이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대로라면 포기당 1200원에 배추를 산 소비자가 물건을 받는 시점에선 할인율이 반값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반값 배추’ 수량도 턱없이 부족하다. 대형마트 ‘빅3’가 앞다퉈 반값에 내놓는 배추 물량은 전체 배추 생산량의 0.5%에 불과하다.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시장 한혁재 과장은 “대형마트서 파는 배추(약 2.5㎏)는 다 자란 배추가 아니다. 상품성이 좋은 배추는 보통 3.5㎏ 정도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배추) 산지를 두루 다녀왔는데 본격적으로 겨울배추가 나오는 이달 말이면 배추값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며 “현재 8000원대의 배추 10㎏(3.5㎏×3포기)이 6000원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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