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금융권 ‘더블 나눔’ 행사도
카드결제 가능 ‘디지털 냄비’ 설치
소액 기부문화 확산에 큰 도움
회사원 이주영(32·여)씨는 얼굴에 환한 빛을 띤 채 포인트 기부 동참 과정을 털어놨다. 그는 얼마 전 신용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카드 포인트로도 기부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안내에 따라 화면을 몇번 클릭하자 손쉽게 기부 신청을 할 수 있었다. 이씨는 “그간 기부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마음먹고 찾아보지 못해 방법을 잘 몰랐다”면서 “앞으로 포인트 기부를 자주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용카드 포인트나 계좌이체, 신용카드 결제로 보다 쉽게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이 늘고 있다. 이전에는 기부를 어렵게 느꼈던 사람들까지 참여하면서 소액 기부문화 확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신한카드, 롯데카드, 국민카드 등 모든 카드사에서 잔여 포인트를 이용해 기부할 수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 2005년부터 올해 9월까지 7년간 포인트로 기부된 금액은 25억6000만원에 달한다.
롯데카드는 2009년 12월부터 지난 11일까지 3년간 1억원, 국민카드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2700만원이 포인트로 기부됐다.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되듯 작은 포인트가 엄청난 기부자산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각 카드사 홈페이지에서는 원하는 기부처를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부 내역에 대한 소득공제 영수증 발급도 가능하다. 정기 기부를 선택하면 매월 포인트가 자동으로 기부된다
포인트 외에 신용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삼성카드는 올해 1∼11월 포인트와 카드 결제를 합쳐 총 2억1000만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한 카드사의 관계자는 “포인트로 기부를 시작했다가 기부처 사연을 읽고 추가로 카드 결제를 이용하는 등 기부를 늘려가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이벤트성 기부 행사도 활발하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포인트나 카드로 기부를 받은 뒤 고객의 기부금과 똑같은 금액을 은행이 추가로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의 ‘심장병 어린이 돕기 더블 나눔 이벤트’ 행사를 벌였다. 한달간 모인 금액은 당초 목표였던 10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올해부터는 구세군 자선냄비에서도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해 보다 쉽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게 됐다. 한국구세군 자선냄비는 신용카드 단말기인 ‘디지털 자선냄비’를 전국 300여개 자선냄비에 설치했다. 단말기를 카드로 긁거나 터치하면 2000원씩 기부돼 수중에 현금이 없어도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서울 명동의 자선냄비를 담당하는 김선화 팀장은 “10명 중 2명 정도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며 “금액을 설정할 수도 있는데 30만원 정도의 고액을 결제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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