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지사는 이날 도쿄도의 신주쿠(新宿)역 앞에서 우파신당인 ‘다치아가레닛폰’(일어나라일본)에 대한 지지유세를 벌이다가 인근에 있던 백진훈(白眞勳·일본명 하쿠신쿤·52) 참의원이 포함된 민주당 유세단과 신경전이 벌어지자 “시끄러워 이놈. 어디에서 온 외국인이냐. 일본인이라면 룰을 지켜라”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는 한국계인 백 의원의 출신 성분에 시비를 거는 말로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지적했다.
백 의원은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교포2세로 2003년 일본 국적을 취득하고 이듬해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백 후보는 당시 선거벽보에 한국계라고 밝히며 “한일 간 우호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약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백 후보는 대만계 귀화인 렌호(蓮舫·42) 행정쇄신상, 핀란드계 귀화인 스루넨 마루테이(66) 참의원 등과 함께 일본 정계의 국제화를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돼 왔으며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이사하라 지사는 예전에도 한국계인 아라이 쇼케이(新井將敬) 전 자민당 중의원 등에게 “조센징에게 정치를 맡길 수 없다”고 공격하는 등 한국계의 정계 진출에 극도의 반감을 표출해왔다.
다치아가레닛폰과 민주당 유세단은 이날 동일한 장소에서 연설 순서를 놓고 시비를 벌이다가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72) 다치아가레닛폰 공동대표와 민주당의 스에마쓰 요시노리(末松義規·54) 참의원이 멱살잡이를 하는 등 험악한 모습을 연출했다.
다치아가레닛폰은 이번 참의원 선거운동에서 재일동포 등 영주외국인에게 지방참정권을 부여하려는 민주당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극우표의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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