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B교통체크카드 보증금 환급 '깜빡' 했나

통약 해약한 고객에 안내 소홀… 6년간 2억여원 돌려주지 않아

회사원 A(26)씨는 며칠 전 서울 목동의 KB국민은행 지점에서 통장을 해약하다 개운치 않은 일을 겪었다. 6년 전 통장과 함께 만든 ‘후불교통카드 겸용 체크카드’(이하 교통체크카드)의 보증금 2만원을 은행 측에 떼일 뻔해서다. 당시 은행 직원은 “(통장을 해약하면) 카드도 사용할 수 없으니 잘라 버리면 된다”고 할 뿐 보증금 환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은행 문을 나서다 갑자기 보증금 생각이 난 A씨가 따지자 창구 직원은 어디론가 전화를 건 뒤 “신분증과 카드를 제출하고 해약하면 보증금 반환이 가능하다”며 2만원을 돌려줬다. A씨는 “고객이 알아서 챙기지 않으면 은행이 보증금을 꿀꺽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KB국민카드가 교통체크카드 해약 고객들에게 보증금 환급 안내를 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5일 본보 확인 결과, 지난 3월 국민은행에서 분사한 KB카드는 2005년부터 최근까지 교통체크카드를 해약한 고객 1만4000명이 카드 발급 때 낸 보증금 2억6000여만원을 돌려주지 않았다. KB카드의 교통체크카드 발급 고객은 116만여명이다. KB카드는 자사 신용카드 등 기존 거래 고객이 아닌 일반 고객에게 교통체크카드를 발급할 때 보증금 2만원을 받았다. 매달 교통대금 결제 때 잔고가 부족하면 차감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교통대금을 정상결제한 고객이 카드를 해지하면 보증금 전액을 바로 돌려줘야 하지만 KB은행 홈페이지와 일선 영업점에는 이런 내용이 적시돼 있지 않다. 이런 탓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보증금을 달라고 하니 창구직원이 몰라 헤매더라”, “카드관리부서에 물어 본 후에 돌려주더라”라는 불만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KB카드 측은 “해약 시 자동 환급되도록 조속히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며 “계좌를 보유한 고객에게는 4일 환급했으며 나머지 고객에게는 직접 연락해 돌려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병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