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안 교과서, 대한민국 정통성 재평가했지만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의 모임인 교과서 포럼이 엊그제 기존 역사 서술과는 사뭇 다른 ‘대안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를 출간했다.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북한에 대해서는 시종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한 점이 눈에 띈다. 또 좌파 혹은 민족주의 시각에 입각한 역사 서술을 비판하면서 기존의 역사 상식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최근 10년간 국사 교과서 내용을 둘러싸고 좌우이념 논쟁이 치열했다는 점에서 좌편향을 교정하려는 이 대안 교과서가 학교 교육현장에서 부교재로 얼마나 채택될는지, 2011년 이후 사용할 개정 교과서 방향 등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사실 현행 역사 교과서들은 대한민국 60년사를 격하하는 등 편향된 역사관을 보여 비판을 받아 왔다. 북한이 먼저 단독정부를 세운 일은 외면한 채 ‘남한만의 정부가 세워져 통일 민족국가의 수립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기술한 것은 단적인 사례이다. 대안 교과서는 ‘자유·인권·시장 등 인류 보편의 가치에 입각해 대한민국이 세워짐으로써 해방의 진정한 의미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기술해 건국의 당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5·16을 ‘군사쿠데타’로 규정하면서도 박정희 정부의 고도 경제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 한 점도 균형 잡힌 시각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식민지 근대화론’은 일제를 미화하는 시각이 엿보여 거부감이 적지 않다. 기존 역사학 서술은 일제의 폭압적 지배와 수탈, 그에 대한 저항과 협력(친일)이라는 구도에 맞춰져 있다. 한데 대안 교과서는 ‘근대 국민국가를 세울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축적되는 시기이기도 하였다’는 다른 평가를 내놓아 식민지배의 정당성을 용인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안교과서’는 큰 틀에서 우리의 근현대사를 정의의 패배가 아닌, 정통성 있는 역사로 재평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지식의 시장에서 활발한 논의를 통해 제대로 된 역사 교과서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