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본 이라면 안다. 장 세정제 복용의 고통을. 찝찌름한 맛, 구역질나는 냄새. 진저리가 쳐진다. 10여년 전 일이다. 필자는 일주일 사이에 수면대장내시경 검사를 두 번이나 한 아픈 기억이 있다. 대장에서 폴립(용종)이 발견됐지만 의사가 제거하지 않은 탓이다. 필자의 동의가 없었다는 게 의사 설명이었다. 간호사가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는데 난들 알 게 뭔가. 일주일 만에 또 장 세정제를 섞은 물 4L를 마시면서 얼마나 부아가 났던지.
오죽하면 암 초기 환자가 장 세정제 복용이 힘들다며 내시경 정밀검사를 못하겠다고 버틸까. 내시경 검사의 고통은 이뿐 아니다. 직경 1㎝ 정도의 길다란 관을 목으로 삽입할 때 느껴지는 이물감을 감내해야 한다. 일반 내시경 검사자에겐 존경심이 절로 든다.
정말 대단한 이는 북한 사람들이다. 북한엔 수면마취제가 거의 없어 일반 내시경 검사를 당연시한다고 한다. 그것도 의료진이 아닌 검사자들이 관을 직접 삽입한다는 것이다. 한 탈북자는 남한에 와 “일반 내시경 검사를 이렇게 편하게 받는 사람은 처음 본다”는 칭찬을 듣고 으쓱했다고 한다.
수면내시경 검사를 하면 고통은 없다. 반면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은 범죄에 악용되는 부작용이 있다. 2007년 6월 경남 통영에선 40대 의사가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온 여성 환자들을 마취시킨 뒤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환각제 대용품으로 오·남용되는 것도 문제다.
새로운 장 세정제의 등장으로 내시경 검사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한다. 레몬향과 맛이 나고 이온 음료 맛이 나는 것도 있다고 한다. 대장 내시경 검사의 진화다. 고통이 줄어드니 내시경을 찾는 이가 늘 것이다. 급속한 의술의 발달. 100세 시대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다.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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