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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여기연달 불약박로 (與其練達 不若朴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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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인간 이해의 핵심은 어짐(仁)이다. 두 이(二)에 사람 인(人). 둘이 하나 될 정도로 화합해야만 어짐, 곧 자비와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와의 관계라는 의미가 함축돼 있다. 인간은 군집동물이다. 터럭이 적어 호랑이나 여타 짐승처럼 혼자 살 수 없고 사람끼리 체온을 나누어야 존립이 가능하다. ‘사람 사이’라는 한자어 ‘인간(人間)’이 잘 나타내고 있다.

인간이 공동체적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해 배려해야 한다. 마땅히, 자유와 평화, 번영 등 인류 공동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선 상대 입장에서 생각도 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하기 싫은 것은 타인에게도 시키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는 ‘논어’에서 공자의 가르침이 잘 말해주고 있다.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만을 위해 공의로움을 버려선 안 되는 것이다. 공자의 훈계는 계속된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인을 해쳐선 안 되며, 오히려 자신을 죽여 인을 이룰 수 있다(無求生以害仁 有殺身以成仁).”

그렇다. 이 정도쯤 돼야 사람 사는 세상에 화합과 평화는 구현될 수 있다. 그래야만 경제가 원활히 돌아가고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 중국 주나라 때 역사책 ‘국어(國語)’에 “화락하고 평정한 소리가 있다면 무한한 재화의 번식이 있다(有和平之聲 則有蓄殖之財)”며 “화락하고 평정하면 능히 오래갈 수 있고, 오래도록 지키면 순정할 수 있다(和平則久 久固則純)”고 한 바가 뒷받침하고 있다.

‘6·15 남북정상회담’ 13주년 되는 날이다. 북의 남측 금강산 관광객 살해와 핵실험을 비롯한 침략 위협 등으로 단절됐던 남북 교류가 근래 복원되는가 싶더니, 수석대표의 ‘격’ 문제로 무산됐다. 북측 지도층은 민족 공동체 발전과 세계평화를 위한 신뢰를 쌓아가는 데 시대적 소명감을 갖고 진실하게 임해야 하겠다. “지도자는 능수능란함이 소박하고 진지함만 못하다(君子 與其練達 不若朴魯)”는 ‘채근담’의 경책을 되새길 때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與其練達 不若朴魯 : ‘능수능란함이 소박하고 진지함만 못하다’는 뜻.

與 더불 여, 其 그 기, 練 익힐 련, 達 통달할 달, 不 아니 불, 若 같을 약, 朴 순박할 박, 魯 노둔할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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