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그러나 “동해 표기를 부록이나 각주에 넣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동해·일본해 병기 표기 원칙을 재확인했다. 일본 정부도 본문의 각주에 동해를 표시하는 방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져 내년 4월 열리는 IHO 총회 때까지 한·일 정부 간 외교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연안조사국 공보관인 돈 포시더는 13일(현지시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IHO는 한반도 동쪽 해역 표기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갈등을 절충하기 위해 S-23 개정판 부록(annex)에 ‘동해’를 표기하는 방안과 함께 한반도 해역 지도 본문에 각주를 달아 동해를 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시더 공보관은 “미국은 이런 절충안들이 S-23 1953년판이 나온 이래 처음으로 한·일 양국의 갈등을 조율할 수 있는 전향적 제안으로 판단한다”면서 “미국은 한·일 양국의 입장과 절충 노력을 존중하며 양국의 절충 내용이 반영된 S-23 개정판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외교통상부는 이에 대해 “내년 4월 IHO 총회 때까지 동해 영문표기인 East Sea와 일본해 영문표기인 Japan Sea를 병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공식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영문표기를 동해에서 ‘한국해’ 등으로 변경하는 문제는 중장기적인 검토 사항으로 내부 논의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 20년 동안 동해·일본해 병기 표기가 통용되도록 우리 정부가 노력해온 만큼 이를 수정하려면 별도의 정책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군사지리정보국(NGA) 소속의 크리스 앤더슨 IHO 미국 대표는 지난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한반도 동쪽 해역을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되 부록에 동해라는 대안 명칭(alternate name)도 수록하자는 입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NGA와 NOAA 소속 당국자 2명을 IHO 미국 대표로 두고 있다.
이우승 기자,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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