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내·외국인 눈에 비친 서울광장 '촛불"

입력 :

인쇄 메일 url 공유 - +

"서민 고통 아는지"…"폭력은 폭력 낳아" "서민 고통 아는지" 버스기사 곽규호씨

시위로 교통이 통제되는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은 짜증을 호소한다. 사람과 차들로 몸살을 앓는 그곳을 지나는 일은 버스 기사들에게도 고역이다.

“서울은 언제나 소란스러웠지만 이번처럼 오랫동안 광화문과 청와대 일대의 교통이 통제된 적은 없었습니다.”

하루에도 대여섯 번은 촛불시위 현장을 달려야 하는 버스 기사의 말이다. 세종로를 지나는 유성운수 7016번의 기사 곽규호(61)씨는 시내버스 운전만 34년째다. 경복궁 군대 생활까지 포함하면 곽씨는 광화문 인근을 40년 가까이 맴도는 중이다. 3일 곽씨가 운전하는 버스에 승차했다가 연일 이어지는 시위 여파로 빚어지는 교통체증 탓에 피로에 지친 그의 넋두리에 접한 뒤,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대 회차지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근 교통 통제로 청와대 뒤 자하문 터널 쪽에서 경복궁을 거쳐, 광화문 시청과 서울역을 지나는 노선이 녹록지 않다. 반대 방향은 더 심하다. 퇴로가 막힐 것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도로를 장악하기 직전까지는 광화문 쪽으로 운전해야 하는 게 요즘 그의 일상이다.

곽씨는 “운전대를 잡는 동안은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인’이기에 괜히 오해를 살까봐 촛불시위에 대한 호불호를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면서도 “교통 통제 구역 안에 있어 매출 감소로 눈물짓는 이 일대의 상인들이나 출퇴근 전쟁에 시달리는 시민들을 보기가 안쓰럽다”고 말했다. 지하철마저 경복궁과 광화문을 무정차 통과하는 일이 잦아 시민들이 피해를 보지만, 그로서도 이런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

“서울역에서 시청과 광화문 쪽으로 운전하다가 시위대와 경찰, 버스 틈바구니에 갇힌 게 여러 차례입니다. 때로는 노선에서 멀어지는 종로 쪽으로 우회하기도 하고, 아예 서울역에서 서대문으로 빠지는 일도 잦아요. 그나마 요즘은 시위 여파로 저녁의 승객이 크게 줄었고, 대부분 이해해 주는 편입니다.”

은평 차고지에서 출발한 버스가 상명대를 회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소의 3시간가량에서 요즘에는 4시간이 넘기 일쑤다. 운전하는 데 불편이 늘었다는 생각보다는 정부와 시위대의 물러날 줄 모르는 대치가 안타깝다.

“버스를 타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휴대전화로 시끄럽게 떠드는 승객들이 많습니다. 배려와 상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지요. 최근 정국 상황이 비슷한 것 같아요. 대화와 소통을 내세우면서 서로 상대방의 양보만 요구하고 있잖습니까.”

곽씨는 “청와대 앞을 항상 운전하다 보니 민정시찰을 나가는 대통령들이 내가 운전한 버스를 탄 적도 있었다”며 “(그들에 대한 평가야 다양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삶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자세는 배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제언했다. 오랜 세월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서울 중심가를 달려온 그는 “자신만이 옳다는 믿음을 버리는 것도 나라를 사랑하는 법”이라며 “해마다 서울 중심가에 소음이 끊이지 않지만 결국 세상은 올바른 방향으로 간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박종현 기자


“폭력은 폭력 낳아” 日평화운동가 구와노씨


“평화롭게 대규모 집회를 갖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난 3일 밤 서울광장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일본의 평화 운동가 구와노 야스오(60)씨를 4일 경기도 안산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구와노씨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상황에 대해 (외신) 보도에만 의존해 판단하기 때문에, (촛불집회의) 과격성이 부각되면 시위대의 주장이 온당치 못하고 순수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폭력시위 양상은 해외 여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과격한 시위는 과격한 진압을 낳게 되고, 이는 정부로서도 바라는 일일 것”이라며 오히려 평화로운 방식이 과격한 방식보다 더 큰 울림을 낳고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다”며 비폭력·평화운동의 기조를 강조했다.

구와노씨는 일본 매스컴에서 묘사된 촛불집회는 과격하고 폭력적인 이미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5월만 해도 일본 언론은 한국의 촛불시위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며 “수십만명이 모였던 지난 6월 10일 촛불집회 이후 간간이 보도되긴 했지만, 불법성과 폭력성이라는 부정적인 인상을 주로 남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일본 언론에는 소개되지 않은 실제 촛불집회의 모습을 접했다. 그는 실제 3일 현장에서 촛불집회를 바라본 후 “어머니가 아이들을 데리고 집회에 나오고, 축제처럼 진행되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며 “특히 종교계까지 동참해 평화롭게 촛불집회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문제에 대한 한국인들의 우려에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와노씨는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해 사죄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전쟁에서 희생된 무명의 시민을 위하여’라는 글자가 새긴 1t 무게의 비석을 손수레에 싣고 행진하는 운동인 ‘스톤 워크’에 참여했던 평화운동가. 그는 지난해 한국에서 3개월간 진행됐던 ‘스톤 워크 코리아’에 함께했던 인연으로 한국의 인권·평화 운동단체인 ‘아힘나(아이들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나라) 운동본부’를 시찰하러 방한했다가 촛불집회를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그는 3일 밤 서울광장 촛불 집회 무대에 올라 서툰 한국말로 “두 달간 꺼지지 않고 촛불을 지탱해 온 힘이 놀랍다”는 자유발언을 하기도 했다.

구와노씨는 80년대 중반 재일교포 인권문제를 다루며 시민운동을 시작해 20여년째 인권·평화운동을 해 왔지만, 그의 활동무대인 시모노세키에서는 ‘원자력 발전 반대’ 시위에 100여명이 모여 거리를 행진한 것이 가장 큰 규모였다. 그런 구와노씨가 보기에 수천명이 참석하는 촛불집회는 인상적이었다.

그는 “수천, 수만명이 모여 하나의 주장을 외치는 모습에서 한국인들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한국 정부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왜 모이고,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오피니언

포토

설현, 청춘 만화 속 비주얼…잘록 허리에 완벽 몸매
  • 설현, 청춘 만화 속 비주얼…잘록 허리에 완벽 몸매
  • 권은비, 비키니 입고 뽐낸 섹시미…워터밤 여신다운 아찔 볼륨감·뒤태
  • 장원영, 민소매 입고 늘씬 몸매 자랑…'먹방' 삼매경
  • 문채원, 드레스 입고 환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