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포가 밤하늘을 가르고 록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노래 ‘미국 출생(Born in the USA)’으로 축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의 공세에 밀려 지지율 정체의 늪에 빠졌던 오바마 후보는 후보경선 라이벌이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전폭적인 지지에 고무된 듯 자신감을 회복했다. 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지지율은 48%, 매케인 지지율은 42%로 두 후보 간 격차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오바마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미국이여, 우리는 돌아설 수 없다”며 45년 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을 인용해 ‘미국의 변화’를 역설했다. 그는 이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공화당 매케인 후보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오바마 후보는 “부시 대통령의 실패한 정치로 미국은 전쟁 중”이라며 “만약 존 매케인이 누가 차기 군통수권자가 될 기질과 판단력을 가졌는지 토론을 원한다면 준비가 돼 있다”며 도전장을 던졌다.
오바마 후보가 마지막 경선 상대였던 클린턴 의원에 대해 “미국 노동자의 챔피언이자 내 딸들과 당신 딸의 자극제”라며 찬사를 늘어놓자 참석자들은 열광했다.
이날 행사는 베이징올림픽 여자체조 금메달리스트 숀 존슨이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 아카데미상 수상 여배우 제니퍼 허드슨이 국가를 부르면서 시작됐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은 오바마 후보를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에 비유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고어 전 부통령은 “링컨 지지자들이 가장 높이 샀던 것은 대결의 시대에 희망을 불러일으킨 링컨의 역량이었다”며 “우리는 오늘 그런 비범한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던 것과 동일한 경험을 가진 후보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덴버 전당대회 재유치 100주년, 여성참정권 획득 88주년 등 극적 효과를 높이는 장치들이 대거 동원됐다.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첫날 깜짝 등장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롤콜(점호투표) 중단 선언 및 만장일치 후보 추대 제안 등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전날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후보의 연설 직후 예고 없이 오바마 후보가 등장한 것도 극적 효과가 있었다.
미국 양대 정당의 한 축인 민주당이 오바마 의원을 후보로 선출한 것은 본선의 승패와 관계없이 미국 정치가 인종의 벽을 넘어 한 단계 진전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유색인종에게 희망과 꿈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워싱턴=한용걸 특파원 icykar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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