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다시 통제하려던 경찰, 시민들과 작은 충돌도 “아아, 노무현, 죄송합니다. 우리는 당신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역사의 현장, 서울광장이 다시 열렸다. 열린 광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검은색과 노란색 물결로 뒤덮였다. 고인을 떠나 보내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노랑 풍선에, 노란 종이비행기에 실려 광장 위를 뱅뱅 돌았다.
29일 오전 7시40분쯤 1주일째 출입을 가로막던 경찰 버스가 떠나자 시민이 하나둘씩 횡단보도를 건너 광장으로 몰렸다. 광장을 채우기까지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경복궁에서 영결식이 시작된 오전 11시 무렵 수만 인파가 서울광장을 메우고 세종로, 청계광장, 숭례문까지 가득 찼다. 오후 1시20분쯤 영결식을 마친 노 전 대통령 운구행렬이 노제를 위해 서울광장에 도착했을 때 추모 인파는 최고조에 달했다.
장의위원회측은 40만∼50만명(경찰추산 18만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몰리기는 촛불집회가 최고조였던 지난해 6월10일(경찰추산 8만) 이후 처음이다.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 풍선과 수건, 모자를 흔들며 고인을 맞았다. 시민들은 안타까운 듯 노란 풍선이나 노란색 종이비행기를 날려 보냈다. 대학생 이영은(25·여)씨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 앞에 고개 숙일 줄 아는 대통령이었는데 이렇게 보내드리게 돼 죄송하다”며 “몸은 이렇게 보내드리지만 그의 마음은 국민에게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눈물 지었다.
경기 일산에서 가족과 함께 나온 박성준(43)씨는 “우리 같은 서민을 위해 고생을 많이한 분 아니냐”며 “앞으로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0여분에 걸친 노제를 마치고 서울역 앞으로 떠나려던 운구차는 인파에 막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눈 인사라도 보내려던 시민들이 그를 쉽게 놓아주지 못했다. 추모행렬은 운구차를 따라 서울역으로 향했다. 운구행렬이 모든 일정을 마치고 수원 화장장으로 떠나서야 시민들은 다시 서울광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귀가 적힌 2000여개의 만장이 이들을 이끌었다. 방송차량을 이용한 추모 방송도 이어졌다. 광장에 남아있던 추모객은 삼삼오오 모여 노 전 대통령을 추억했다.
김종혁(44)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국민도 일치단결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노 전 대통령이 진정으로 원하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노제 이후 광장을 다시 통제하려는 경찰과 시민 간에 충돌이 빚어졌다. 오후 3시25분 경찰은 전경버스를 이용해 국가인권위원회 앞 도로로 진입을 시도했다. 시민들은 ‘MB OUT’, ‘독재타도’ 등 구호를 외치며 경찰을 막았다.
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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