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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법 “한쪽선 시행, 한쪽선 유예… 애꿎은 근로자만 속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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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법 개정논란…정부·정치권·노동계 지루한 공방
◇이영희 노동부 장관이 3일 서울지방노동청에서 비정규직 관련 기업 인사부서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비정규직법 시행 후 각 기업들이 겪는 고충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쪽에서는 시행됐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유예한다고 한다.”

계속되는 비정규직법 개정 논란으로 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가 입는 피해가 크다며 하루빨리 결론이 나와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졌다. 정치권과 정부, 노동계가 옥신각신 공방만 벌이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비정규직법 취지에 따라 비정규직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다고 해도 일부는 해고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3일 서울 장교동 서울지방노동청에서 열린 이영희 노동장관과 ‘비정규직 다소 고용사업장’ 인사담당자 간의 간담회 자리에서다.

간담회에 참석한 14명의 인사담당자 대부분은 비정규직법 개정 논란이 계속되면서 느끼는 혼란을 털어놨다. 700명가량의 비정규직이 근무 중인 A통신사 관계자는 “법개정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그에 따라 인사정책을 마련한다”며 “개정 논란이 계속되면서 애초의 계획을 수정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B보험사 관계자는 “시행유예를 전제로 콜센터의 아웃소싱을 검토했으나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비정규직의 업무 특성상 법이 시행되면 일부의 해고는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 비정규직의 업무는 대개 부수적인 것들이라 이런 업무를 맡은 사람들까지 정규직화하기에는 부담이 크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C병원 관계자는 “일부 능력있는 직원을 정규직화하긴 한다”면서도 “비정규직의 활용 목적 중 하나가 단순반복 업무를 맡기려는 것인데 이마저도 정규직으로 하기에는 여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계약기간 2년이 다 돼 해고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파견업체 D사 관계자는 “근무한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 직원들의 상담이 많다. 고용형태야 어떻든 일을 더하고 싶어하는데 내보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기간이 지나면 실업자가 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비정규직법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정규직 전환의 어려움을 토로했으나 한 회사는 법 시행에 맞춰 전환을 마쳤다고 밝혔다. 학습지 회사인 F사 관계자는 “법 시행 시점에 맞춰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임금, 복리 후생 등의 차별도 없앴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어떤 의견이든 현장의 소리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위기에 놓인 비정규직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미봉책이긴 하지만 시행유예라도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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