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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명절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입력 : 2010-02-16 23:33:27 수정 : 2010-02-16 23: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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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추석연휴 관객수 2007년이후 계속 하락세
영화관람 주말여가 안착·감상매체 확대 원인
올해도 극장가에 설 명절 특수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설 연휴 사흘 동안 약 290만4000명이 극장을 찾았다. 지난해 설 연휴(377만5000명)보다는 줄었지만 연휴 기간이 같았던 지난 추석(222만8000명)보다는 늘었다.

하루 평균 관객수는 96만8000명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74만2700명)는 물론 지난 설(94만3800명) 성적을 조금 웃돌았다. 예상밖의 선전인 셈이다.

영화계는 설을 앞두고 연휴가 3일밖에 되지 않고 밸런타인데이, 밴쿠버 동계올림픽 등과 겹쳐 ‘명절 특수’는 고사하고 관객이 평소 주말보다도 적게 극장을 찾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팽배했다. 2007년 추석 시즌(370만6000명)을 정점으로 명절 기간에 극장을 찾는 관객이 365만명(2008년 설), 270만명(2008년 추석) 등 점차 하락세를 보여온 것도 이 같은 우려를 확산시켰다. 또 2008년까지 80%대였던 한국영화의 설 관객 점유율은 지난해 38%까지 떨어져 ‘명절=한국 영화 대목’이란 속설을 무색하게 했다.

그렇다면 이번 설 스코어가 최근 몇 년간 사라지다시피 한 한국영화계 ‘명절 특수 부활’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을까. 영화계는 무리라고 입을 모은다.

설 연휴 기간에 영화를 보는 관객수가 평소 주말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올 설 연휴 직전 주말(6∼7일) 하루 평균 관객수는 72만7500명. 명절 때문에 극장을 찾은 신규 관객수가 평소 주말 수준의 15%에 불과하다는 계산이다. 2007년의 경우 연휴 직전 주말 하루 관객수(78만4500명)가 연휴 기간의 77만7300명을 앞지르기도 했다.

영화계는 ‘의형제’와 ‘아바타’라는 두 화제작과 ‘교통대란’을 피해 미리 상경한 관객의 여유를 이번 ‘깜짝 흥행’의 주된 이유로 보고 있다. 이번 극장가 성공은 명절이어서가 아니라 관객들을 극장 앞까지 불러들인 두 ‘킬러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서울뿐 아니라 지방 상영관의 주류가 된 멀티플렉스와 짧아진 홀드백(영화가 스크린에서 VOD와 방송 등 다른 매체에서 상영되는 데 걸리는 시간), 다양해진 영화 감상 윈도 등으로 극장가는 더 이상 ‘명절 특수’를 기대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명절은 극장가에 ‘좀 더 쉬는 날이 많은 기간’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고 영화 관람은 관객에게 ‘연중 행사’가 아닌 주말 여가 활동의 하나일 뿐이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매체는 비단 극장으로 국한되지 않는다는 게 최근 ‘명절 특수 실종’의 핵심 이유라는 얘기다.

한 극장 관계자는 “극장가 성수기가 여름·겨울 등 방학·휴가 시즌으로 이동한 지 오래인 데다 몇 년 전까지 일반적이던 일부 연예기획사의 주가 부양용 기획영화들도 사라지게 되면서 영화계에 명절은 ‘빨간 날’이 며칠 더 많은 주말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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