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확대 적극 권유 ‘세일즈 외교’도 펼쳐
반기문 총장과 함께 G20 금융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새벽(한국시간) 랜드마크호텔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왼쪽)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 대응책을 협의했다. 미·일과 달리 중국이 대북 제재에 신중한 입장인 만큼 이 대통령은 합의 도출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어 스티븐 그린 HSBC그룹 회장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 20여명과 오찬을 갖고 대한 투자 확대를 적극 권유하는 등 ‘세일즈 외교’를 벌였다. 앞서 거스 히딩크 첼시 감독 등 영국 내 주요 인사와는 조찬간담회를 갖고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3박5일간 영국 방문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우선 미·일·중 등 주요국 정상과의 양자회담에서 북한 로켓 발사 위협에 대한 국제적 공조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안보 다지기’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이 대통령은 전날 수행 기자단에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양 정상은 전통적인 우호관계가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대북관계 등 모든 문제에 있어서 아주 적극적인 협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쇄 회담이 대부분 30분가량에 불과한 ‘약식회담’이어서, 정상들의 발언이 ‘립서비스’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 성과는 두고봐야 한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다자외교무대인 G20(주요 20개국) 금융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보여준 ‘경제외교’도 눈에 띈다. 이 대통령은 이해가 엇갈리는 각국의 정상들을 상대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논의를 주도하고 구체적 실천과제를 만들어내는 데 적극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탠드스틸’(Stand Still·새 무역장벽 금지) 이행 여부 분기별 점검, 부실채권 정리, 신흥국가에 대한 유동성 확대 등은 이 대통령이 줄곧 주장해 G20 정상선언문에 반영된 합의사항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글로벌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셈이다. 이 대통령은 브리핑에서 “한국이 여러 점에서 역할을 했다는 것은 우리 국민과 더불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자평했다.
런던=허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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