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다수당(민주당)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 의원은 16일(현지시간) “로저 위커 상원의원(공화·미시시피) 앞으로 독극물 편지가 배달됐다”고 밝혔다. 이 편지에는 맹독성 물질인 리신이 묻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우편물 검사센터에서 세 차례 독극물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 편지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리드 대표는 “현재 이 편지는 메릴랜드 주에 있는 분석센터로 옮겨져 정밀검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미 의회에 독극물이 배달된 사례는 ‘탄저균 편지 사건’이 유명하다. 2001년 9·11 테러 일주일 후인 9월 18일부터 한 달 간에 걸쳐 당시 미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였던 톰 대슐을 비롯한 의원들과 언론사 등에 탄저균이 묻은 편지가 배달된 것.
이 사건으로 이라크 등의 생물학 공격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수사 결과 미 정부에 소속돼 일하던 한 생화학자의 범죄로 결론났다. 2004년에도 당시 다수당 원내대표이던 빌 프리스트 의원 앞으로 리신이 든 편지가 배달된 바 있다.
탄저균 편지 소동 이후, 미 의회는 우편물을 각 의원실에 배달하기 전 검사센터에서 먼저 검사하도록 하는 방침을 세웠다.
현재 미 수사당국은 위커 의원이 리신이 묻은 편지를 받게 된 이유나 경위 등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보스턴 테러 사건을 수사 중인 미 연방수사국(FBI)은 16일 알카에다를 비롯한 국제 테러조직이 보스턴 공격과 관련돼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9·11 테러가 일어났던 2001년과 똑같은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 미국 내에서 일어난 자생적인 테러 공격 쪽에 무게가 실린다”고 보도했다.
리신은 500마이크로그램의 작은 양으로도 성인 1명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맹독성 물질. 식물 피마자에서 추출되기 때문에 다른 생화학물질보다 구하기가 쉽고 비용도 적게 들어간다.
김동환 인턴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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