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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속'을 채우자] 문화 강좌·마을벽화 그려주기… ‘재능기부’ 팔 걷은 예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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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6-05 07:52:03 수정 : 2013-06-05 07: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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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흔히 자기 만족을 위한 활동으로 치부된다. 나쁘게 말하면 일상 생활과 유리된 사치품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예술 활동을 하면서 기부에도 적극적인 작가들이 있다. 자신의 재능을 십분 활용하거나, 작품 활동으로 거둔 수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새롭게 확산하고 있는 예술계 나눔 문화를 소개한다.

◆재능 기부

가장 적극적인 방식은 자신이 가진 재능 나눠주기. 대표적인 예로 올해 4월 충남 논산시 강경읍 홍교리 마을에서 진행된 ‘마을 벽화 그리기’가 있다. 자신의 전문 지식과 재능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 재능기부 활동의 일환으로 펼쳐졌다. 기본 바탕면 도색은 대학생들의 봉사활동, 도안 스케치는 박앤드윤 공공미술연구소의 재능기부로 각각 진행됐다. 봉사단원들은 마을 길을 따라 이어진 담장과 벽 400㎡에 채색작업을 했다. 오래된 담장을 화려하게 수놓은 벽화를 통해 마을은 생기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소외 계층이 문화·예술을 향수할 수 있도록 돕는 작가도 있다. 이훈희·이주연 부부 작가는 지난해 4월부터 경기 부천시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 배움터, 부천시보호관찰소 등과 협력해 보호관찰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활동을 진행 중이다. 청소년들은 작가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만들며 그간 발견하지 못한 자신의 재능을 찾고, 더불어 취미 생활도 즐기게 됐다.

이주연 작가가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문화·예술 체험 활동을 진행 중이다.
2011년 설립된 서울형 예비사회적기업 HB기획 역시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에게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단체다. 이들의 대표사업인 ‘페스티벌 나다’는 미디어아트와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한 다원예술 축제다. 청각장애인도 공연을 즐기고, 장애인 아티스트와 뮤지션도 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문화 격차를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작품의 판매액 일부를 적립해 사회에 환원하는 이동욱 작가.
◆수익 기부

작업을 통해 거둔 수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작가도 있다. 서양화가 이동욱(32) 작가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오페라 갤러리와 함께 작품 판매액의 5%를 적립했다. 적립액은 현재까지 총 1440만원에 달한다. 이 작가와 오페라 갤러리가 각각 절반씩 부담한 결과다. 적립액은 향후 초록우산재단 후원에 쓰일 예정이다. 이 작가는 판매액 일부를 개인적으로 기부하기도 한다.

작가가 기부를 결심한 건 대학교 1학년 때부터다. 이 작가는 “대학 6년간 돈이 없어 친구 집에 얹혀 살고, 남이 쓰다 버린 재료로 그림을 그렸다”며 “그때 ‘나중에 그림이 팔리면 반드시 일정액을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쓰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제 기부를 하면서 보람이 크겠다’고 묻자 되레 ‘죄책감이 커졌다’고 답한다. 이 작가는 “나는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그림 자체가 사치품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며 “어려운 사람을 위해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이렇게 간접적으로라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아람 기자 arb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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