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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여름방학인데… 이렇게 가면 어쩌니"

관련이슈 사설 해병대 캠프 교교생 실종사고

입력 : 2013-07-20 09:49:27 수정 : 2013-07-20 09: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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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5명 모두 숨진 채 발견… 수색 지켜보던 가족들 눈물바다
공주사대부고선 방학식 취소… 해경, 교관 3명 구속 영장 신청
“준형아 이렇게 가면 어떡하니…. 오늘이 여름방학 하는 날인데….”

19일 오전 6시5분쯤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해수욕장. 전날 실종됐던 충남 공주사대부고 고교생 5명 가운데 이준형군의 시신이 인양되자 백사장에서 아들이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은 “믿을 수 없다. 내 아들을 살려내라!”며 울부짖었다.

한 줄기 희망을 품고 뜬눈으로 밤샘 수색작업을 지켜봤던 실종 고교생 가족과 친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학생들이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오자 가슴을 치며 오열했다. 시신은 간조로 바닷물이 빠져 드러난 해안가에서 불과 6∼7m 떨어진 바닷속에서 발견됐다.

하얀 천으로 덮인 시신이 수색대에 의해 뭍으로 들려나오자 현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한 유족은 미리 대기 중이던 구급차에 시신이 옮겨지는 모습을 보며 다리에 힘이 풀린 나머지 제자리에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했다.

마지막 희망마저… 19일 오후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 항포구 해역에서 해경이 해병대 캠프 도중 실종된 고교생 김동환군의 시신을 인양하고 있다.
태안=이제문 기자
실종학생 가족들은 “아들만 보고 살았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이대로는 절대 못 간다. 꿈 많던 내 아들 찾아내라”고 절규했다.

이어 “구명조끼 없이 학생들을 바다에 내몬 조교가 살인행위를 한 것”이라며 “캠프를 운영한 업체 대표와 제대로 검증을 하지 않은 학교 관계자 모두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학생들이 다니던 공주사대부고 운동장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캠프에서 친구들을 잃고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은 타고온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고, 일부 학생들은 마중을 나온 가족들을 보고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학부모들과 교사들은 운동장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안전을 확인했다. 애초 이날 오전 여름방학식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학교 측은 행사를 취소하고 전교생을 이날 아침 귀가조치했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친구대신 국화꽃이…  충남 태안의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다가 희생된 공주사대부고 학생의 책상 위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
한편 해경은 이날 오전부터 항공기 4대, 경비함정 21척, 수중수색요원과 해안수색요원 174명, 경찰, 소방119구조대 등을 총동원해 해안가에서 수색작업을 벌여 실종됐던 학생 5명의 시신을 모두 인양했다. 오전 6시5분쯤 이준형(17)군의 시신에 이어 15분쯤 뒤 진우석(17)군의 시신을 각각 인양했다. 이날 오후 4시45분과 오후 4시57분쯤 김동환(17)군과 장태인(17)군의 시신을 추가 인양했으며 7시15분쯤 이병학(17)군의 시신을 발견했다. 숨진 학생들의 시신은 대부분 갯벌에 생긴 깊은 웅덩이인 ‘갯골’에서 발견됐다.

해경 수사대책본부는 이날 학생들의 교육프로그램을 담당했던 훈련 본부장 이모씨(44)와 1차 훈련 교관으로 참여했던 김모씨(30)와 이모씨(37)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훈련실시 회사인 K사와 주관사인 H사의 안전관리 책임자를 소환해 조사하는 한편 학교와 업체 간 리베이트 수수 여부와 캠프의 실질적 소유자의 과실책임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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