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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몸살에 중국으로 떠나는 게임업체

입력 : 2014-07-31 10:34:58 수정 : 2014-07-31 10: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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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열기 높지만 지원 부족과 규제로 사기 떨어져 중국행" "언제까지 한국의 열악한 환경에서 게임을 개발하실 것인가요? 최고의 인큐베이팅과 엑셀러레이팅을 지원하는 중국으로 오십시오."

한국의 스타트업을 비롯한 유망 게임사들을 중국으로 유치하는 업체 넷미고의 홍보 문구다.

넷미고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중국 저장성(浙江省) 리수이시(麗水市)에 한국모바일게임개발지원센터를 건립하고 한국의 게임 개발자와 개발사를 모집하고 있다.

이 업체는 유치가 확정될 경우 한국 개발사들에 ▲ 3년간 사무공간 무료 임대 ▲ 3년간 상주인력 숙소 무료 임대 ▲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 ▲ 매월 수차례 투자자 미팅 ▲ 매월 수차례 퍼블리셔 미팅 ▲ 각종 전시회 부스 참가 지원 등 혜택을 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국내에서 게임 개발사를 차렸을 때와 견주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혜택이다.

한국의 게임 시장이 여성가족부의 이른바 '강제적 셧다운제(청소년인터넷게임건전이용제도)'와 새누리당 일부 의원이 추진하는 '게임중독법(중독예방관리및치료를위한법률안)' 등 규제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중국에서는 게임에 대한 규제가 없을 뿐더러 유망 기업에는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투자자·퍼블리셔(게임 유통업체)와 만나는 자리까지 주선해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넷미고는 산하에 링타이거라는 자체 퍼블리싱 자회사까지 갖추고 있어 퍼블리싱이 더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넷미고와 함께 게임 개발사 유치 관련 설명회를 진행한 국민대학교 게임교육원의 박달경 원장은 "아직 홍보가 부족한데도 국내 유망 게임 스타트업이 벌써 25개 업체나 지원한 상태"라며 "연말까지 50개 업체를 모집하는 것이 현재 1차 목표"라고 밝혔다.

김성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옛 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넷미고가 진행하는) 저장성뿐 아니라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한국 게임업체들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줄곧 기울여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직접 유치가 아니라 진출이나 합작 제안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차이나모바일게임즈&엔터테인먼트(CMGE)도 최근 국내 업체들에 중국 진출을 제안한 상태다.

CMGE는 31일 열리는 '2014 CMGE 신제품 발표회'에 바른손이앤에이[035620]를 비롯한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들을 초청했고, 이들과 중국 진출이나 합작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세계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도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들을 모아 자신들이 만든 플랫폼을 소개하면서 중국 진출을 적극 독려한 바 했다.

텐센트는 CJ[001040]의 게임 개발지주회사 CJ게임즈에 최근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고, 국내 최대 게임 플랫폼을 보유한 카카오 지분도 보유하고 있는 등 국내 게임업체에 대한 영향력도 키우고 있다.

중국의 계속되는 '러브콜'에는 영세한 한국 스타트업 기업뿐 아니라 중견 게임업체나 대형 게임업체들도 조금씩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무국장은 "특히 게임에 대한 규제 움직임에 산업 이미지가 나빠지면서 투자도 끊기고 인력도 이탈하는 경우가 많아 게임업체들로서는 중국행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력 이탈과 관련해서는 박 원장도 "일반에서는 게임 규제가 별것 아니라고 여기는 경우도 많지만 게임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규제 움직임에 매우 심각하고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전공을) 잘못 선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직업을 바꿔야 하나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소프트웨어와 게임을 개발할 젊은 인력들이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 게임업체가 중국에 가서 성공하게 된다면 물론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국가적으로 봤을 때는 엄청난 손실"이라며 "정부가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세우고도 지원은 열악하고 규제는 과도해 우수한 인력을 중국에 다 빼앗기게 생겼다"고 아쉬워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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