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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선장 "복원성 문제…공공연하게 모두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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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8-29 13:14:11 수정 : 2014-08-29 16: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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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준석(68) 선장이 법정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 선장은 "사고지점 폭이 6마일, 킬로미터로는 11~12킬로미터 정도로 상당히 넓어 3등 항해사가 잘 할줄 알았다"고 말해 운항을 3등항해사에 맡긴 것을 변명했다.

29일 광주지법 형사 13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청해진해운 김한식(71) 대표 등 임직원과 우련통운 등 관계자 11명에 대한 5회 공판에 이준석 선장은  증인으로 출석했다.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선장은 참사에 대한 책임으로 선원 14명과 함께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이날은 증인으로 나온 것.

이 선장은 우련통운측 변호인의 "사고가 난 맹골수도는 위험한 곳인데 선장이 조타실에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묻자 "선장의 재선의무가 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맹골수도는 협수로가 맞지만 3등 항해사가 그 정도면 잘 할 알았다. 넓은 지역이어서 운항을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고 했다.

이 선장은 "세월호가 증·개축을 거친 뒤 복원성에 문제가 생겨 위험하다는 사실을 청해진내부에서 공공연하게 모두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선장은 "복원성이나 과적문제에 대한 회사측의 조치가 있었나"라는 검사의 물음에 "근본적으로 해결되진 않았다"고 했다. 청해진해운에도 이번 참사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뜻의 말이다.

이 선장은 "세월호의 복원성에 문제가 있는데도 회사에서 과적을 하면 '배 출항을 하지 않겠다'는 말을 해본적이 있는가"라는 검사의 신문에는 "현실적으로 선장으로서 불가능한 이야기다"고 했다.

이 선장은 "4월 15일 출항을 앞두고 열린 선상회의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가"라는 검사의 신문에 "카램프가 노후돼 균열이 있었다. (제주도에) 갔다와서 쉬는 날 공장에 가서 (수리)해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답변했다.

세월호가 출항하기 불과 몇시간 전 세월호에 어느정도 문제가 있었고 이를 회의를 통해 공론화하면서도 운항을 하고 청해진해운은 이를 허용했다는 것이다.

이 선장은 세월호에서 평소 화물 선적을 담당하는 선원은 1등 항해사이며 관행적으로 '화물이 잘 실렸다'는 정도의 보고만 받았을 뿐 정확한 화물의 총 중량이나 고박상태는 알지 못했다고 했다.

출항 전 안전점검 보고서를 3등 항해사가 엉터리로 작성 후 자신의 서명을 대신하고 화물량이나 승객수 등의 란을 공란으로 해서 운항관리실에 제출한 데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관행이었다"고 답했다.

당시 보고표는 승객수, 화물적재량을 공란으로 남긴 채 삼등 항해사가 선장의 이름으로 서명해 운항관리실에 제출됐다.

"잘못된 관행을 직접 만든 것 아니냐"고 검사가 묻자 이 선장은 "신OO(세월호의 또 다른 선장)이 시켰다"며 "내가 교육을 시켰어도 그렇게 했을 것 같다"고 했다.

세월호 정식선장이 누구인지에 대해 이 선장은 "신씨가 정식 선장이고 난 나이가 많고 촉탁직이기 때문에 교대선장"이라고 했다.

이 선장은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듯 질문의 취지에서 벗어난 답변을 반복하기도 했다.

재판장은 자리를 질문자 쪽으로 옮기도록 하고, 신문에 나선 검사는 목소리를 키워 질문했다.

이 선장은 과적을 거부하거나 시설 개선요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이유, 출항 당시 평형수나 화물적재량 등 선장의 책임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에는 말을 더듬거나 동문서답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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