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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ance, 춤바람 난 가을… 몸짓에 홀리다

입력 : 2014-09-01 21:01:15 수정 : 2014-09-02 07: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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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계무용축제’ 25일 개막 몸짓 언어의 예술성과 창의성, 실험정신에 푹 빠질 수 있는 6일간의 춤 축제가 벌어진다. 25일부터 내달 1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강동아트센터, 서강대 메리홀에서 제17회 서울세계무용축제(시댄스)가 풍성한 상차림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올해 축제는 프랑스의 마기 마랭과 필립 장티 등 현대무용을 주도하는 안무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벌거벗은 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누드 공연도 우연히 여러 편 겹쳤다. 또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은 덴마크 무용의 현주소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독일·캐나다·호주 등 19개국 62개 단체가 모두 59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제17회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는 해외 유명 무용단의 몸짓부터 벌거벗은 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19금’ 공연, 국내 무용인들의 다양한 실험까지 만나볼 수 있다. 사진은 프랑스 필립 장티 컴퍼니.
서울세계무용축제 제공
◆언어의 불완전함·초현실적 꿈의 세계

마기 마랭은 ‘피나 바우슈의 탄츠 테아터에 대한 프랑스의 대답’이라는 평을 듣는다. 1980년대 프랑스 현대무용의 새 물결인 누벨 당스를 이끌었다. 춤 외에도 소리, 리듬, 시각 이미지로 독특하게 극을 풀어간다. ‘메이 B’ ‘바테르조이’ ‘총성’ 등으로 1997년부터 내한해 국내 관객과도 친숙하다. 이번에 올릴 작품은 ‘징슈필’. 언어의 불완전함을 이야기하는 춤으로, 언어로 제대로 소통할 수 없는 이들이 표정 같은 비언어로 상대에게 인정받으려는 처절한 몸짓을 보여준다.

프랑스 페드로 파웰스 무용단
필립 장티 컴퍼니는 ‘나를 잊지 마세요’를 들고 온다. 10년 만의 내한이다. 그는 춤, 연극, 인형극이 혼합된 독창적 세계로 일찌감치 거장 반열에 올랐다. 그의 작품은 무용·연극·인형극·서커스가 뒤섞여 전통적 장르 구분이 무의미하다. ‘나를 잊지…’는 광학적 환영과 시시각각 변하는 무대에 사람처럼 보이는 인형들이 곁들여져 초현실적 꿈의 세계를 펼쳐낸다.

스위스 링가무용단은 ‘신체지도 다시 그리기’를 통해 과학기술과 무용의 만남을 보여준다. 무용수들의 몸에 생체 모니터를 부착해 이들의 근육 움직임을 소리로 변환한다. 벨기에 출신 프랑스 무용가 페드로 파웰스는 ‘쏘르’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표현주의 무용의 선구자 마리 비그만의 ‘마녀의 춤’을 재해석했다.

스위스 링가 무용단
◆벗은 몸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려라


올해 초청작에는 우연히 ‘19금’ 작품이 5편 들어갔다. 헝가리 무용단인 호드웍스는 ‘새벽’을 통해 몸의 동물적 특성을 대담하게 끌어낸다. 호드웍스는 지난해 헝가리 최고 현대무용 작품에 선정되는 등 급성장하는 단체다. ‘새벽’은 유럽 비평가들로부터 “용감하게 휴머니멀리즘(휴먼과 애니멀의 합성)을 표현한다”, “급진적 실험이나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등의 평을 듣는다. 시댄스 측은 “몸에 대한 편견에 급진적으로 대항하는 작품”이라며 “수치심도 부끄러움도 없이, 예의바른 척도 하지 않고 현실 속 몸이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종호 시댄스 예술감독은 이에 대해 “유럽에서 보고 무조건 초청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피터 암퍼·길례르므 가리두/캄포
피터 암퍼·길례르므 가리두/캄포의 ‘나는 너를’에는 벌거벗은 두 남성이 등장한다. 이들은 갖가지 기묘한 동작을 취하고 서로 성기를 잡아끌면서 남성들의 우정과 라이벌 관계를 짖궂게 풀어낸다. 충격적인 동작을 아무렇지 않게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묘한 작품이다. 이 외에 ‘젠더 콤플렉스’ ‘남자들과 말러’ ‘블랙 다이아몬드’ 등도 맨몸으로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덴마크 무용·국제합작 여러 편

시댄스는 매년 한 국가의 무용 동향을 심도 있게 소개하며 국제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덴마크 춤을 골랐다. 이종호 예술감독은 “1990년대 초 케네스 맥밀란 등 클래식 무용이 온 적은 있어도 덴마크 현대무용이 소개된 적은 없다”며 “덴마크에서도 내년에 우리 무용가를 초청해 한국 특집을 하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국제 합작 공연들도 다양하다. 아프리카 가나와 모잠비크, 남미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무용수들은 5개월간 한국에 머물며 국내 무용수들과 공동 창작한 작품을 선보인다. 안무가 김형민은 독일 사운드·조명 디자이너와 손을 잡고 ‘노란 풍경’을 완성했다.

국내 무용단 작품도 풍성하다. 무용계에서 안무가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하는 무용수들에 집중하기 위해 만든 ‘댄서의 순정’은 현역 무용수 이윤경을 주인공으로 세운다. 칼을 들고 춤추는 검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검무전 기획도 마련됐다. 해주 검무, 호남 검무 등 지역색을 반영한 전통 검무부터 창작 작품까지 이틀간 16편이 무대에 오른다. 2만∼7만원. (02)3216-1185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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