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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먹고 싶어요."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 대한 부담감을 동메달로 털어낸 '한국의 미녀새' 임은지(25)는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며 소녀처럼 웃었다.

임은지는 "대회 앞두고는 체중을 적정한 상태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치킨을 거의 먹지 못한다"며 "치킨 먹고 싶어요"라고 미소 지었다.

하지만 '인생 목표'를 이야기할 때는 한국 여자 장대높이뛰기 1인자다운 진지함이 묻어났다.

임은지는 "전성기가 지났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나는 이제부터 전성기라고 믿는다"라며 "당장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꾸준히 기록을 끌어올려 4m50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장대높이뛰기가 주목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임은지는 높이뛰기, 허들, 세단뛰기, 7종경기 등 다양한 육상 종목을 시도하다 2008년 장대높이뛰기에 입문했고, 단박에 최윤희(28)와 함께 장대높이뛰기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임은지는 2009년 4m24와 4m35를 뛰어넘으며 두 차례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임은지와 최윤희의 맞대결로 국내 육상경기까지 들썩일 정도였다.

하지만 최윤희가 2012년 4m41로 임은지의 기록을 뛰어넘을 때, 임은지는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임은지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준비하던 중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6월부터 3개월 동안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발목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한 약물이었지만 제재를 피할 수는 없었다.

출전 금지가 해제된 후에는 발목 부상에 시달렸다. 그는 2013년 3월 대만국제실내장대높이뛰기 대회에서 4m06을 넘을 때까지 단 한 번도 4m5에 성공하지 못했다.

임은지는 "예전에 나는 반짝스타였다. 한국 기록도 장대높이뛰기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웠다"고 털어놓으며 "부상이 오고 긴 슬럼프를 겪은 건 결국 내가 부족해서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선수생활을 그만 할 생각마저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여자 장대높이뛰기 유망주가 그렇게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임은지는 다시 도약했다. 임은지는 "내가 외동딸이다. 가족에게 많이 의지하는 편이다"며 "아버지(임채관 씨), 어머니(임갑태 씨)의 격려 속에 다시 시작했다. 육상연맹 관계자와 구미시청팀의 도움도 나를 다시 뛰게 했다"고 전했다.

공식기자회견에서 "금메달 따고 울어야죠"라면서 눈물을 꾹 눌렀던 임은지는 "아버지께서 정말 고생 많이 하셨어요"라고 말하는 순간 끝내 눈물을 떨어뜨렸다.

3년 동안의 깊은 슬럼프를 끝낸 미녀새 임은지가 한국 여자 장대높이뛰기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로 재도약을 마쳤다.

그리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임은지는 "(2018년)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따고 제대로 울어야겠다"고 비상을 다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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