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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 사무총장 배출한 중국, ICT정책 주도권 쥐나

입력 : 2014-10-23 10:33:43 수정 : 2014-10-23 10: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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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지형, 유럽·미국·중국 등 3자 구도로 재편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좌지우지할 헤게모니 싸움의 서곡인가'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서 중국의 자오허우린 현 사무차장이 당선됨에 따라 세계 외교·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ICT 산업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ITU 150년 역사상 중국인이 사무총장 자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TU 사무총장은 ITU 운영 방향은 물론 조직 내 모든 의사결정 최종 승인권자로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자오 후보는 이번 사무총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해 사실상 당선이 확실시됐다.

그는 1986년 ITU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뒤 약 30년간 봉직하며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데다 글로벌 영향력을 점점 확대해가는 중국의 후광이 뒷받침되면서 ITU 내에서도 탄탄대로를 걸었다.

특히 2007년 사무차장직에 당선된 뒤 2010년 연임에 성공하면서 하마둔 뚜레 현 사무총장을 이을 차기 수장으로 이미 대세가 굳어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선진국과 중국 간 글로벌 ICT 주도권 싸움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ITU는 사실상 유럽국가와 미국이 권력을 분점해왔다.

ITU 자체가 1865년 유럽 유선전신의 국제협력을 위해 설립된 기구로, 1947년 유엔 산하 정보통신 전문기구가 된 후에야 전 세계 대상으로 회원국을 받기 시작했다.

유럽에 대적할 만한 국가는 20세기 초부터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보통신 강국으로 부상한 미국이 유일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ICT 산업에서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가면서 이러한 ITU 내 권력구도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2012년 기준으로 국가별 ITU 표준화·전파·개발총국의 연구반 의장단(의장·부의장) 진출 현황을 보면 중국은 15명으로 미국(16명)에 이어 2위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화훼이·샤오미·레노버 등 자국 ICT 기업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글로벌 ICT 산업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ICT 분야 세계 최대 국제기구인 ITU의 수장 자리마저 차지함에 따라 경제, 외교에 이어 ICT에서도 유럽·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대국으로 부상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자오 후보가 단독 입후보 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대규모 대표단을 이번 전권회의에 파견하고, 21일 각국 대표단을 초청해 대규모 리셉션을 열며 마지막까지 득표활동을 벌인 점은 ITU 수장직에 대한 중국의 관심을 그대로 반영해주고 있다.

중국은 이번 ITU 사무총장 당선을 계기로 ICT 분야에서 질 낮은 중저가 제품을 생산하는 국가에서 첨단 ICT 국가로 이미지 쇄신을 하고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아프리카·중남미 등 개발도상국과의 ICT 협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한편으로는 자국 ICT 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은 국제적인 ICT 정책결정의 주도권을 쥐기위해 미국과 물밑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대표단이 이번 전권회의에서 사무총장 역할범위를 명확히하고, 사무총장 활동에 대한 이사회의 감독기능 강화와 투명화 등을 관철시키려 하는 점은

미국과 중국의 G2간 경쟁이 ICT 분야에서도 개막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중국이 ITU 사무총장을 배출함으로써 ICT에서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 상승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TU 사무총장에 중국인이 당선됨에 따라 이제 관심은 이재섭 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 연구위원의 표준화총국장 투표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섭 박사가 표준화총국장에 당선되면 ITU 사상 처음으로 5개 선출고위직 가운데 두 자리를 아시아인이 차지하게 된다. 또 중국과 한국 간 글로벌 표준화 협력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표준화총국장 선거는 24일 진행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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