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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세계를 겨냥한 차 한국에선? 쉐보레 아베오 터보

입력 : 2014-11-08 12:04:33 수정 : 2014-11-08 17: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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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가 소형차 아베오를 통해 ‘터보시대’를 주장했다. 가솔린 엔진의 출력을 향상시키는 터보 기술로 엔진 크기를 줄이고 효율을 개선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또, 우리나라처럼 배기량에 따라 자동차세를 부과하는 구조에서는 절세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쉐보레가 자랑하는 소형 터보엔진을 서킷에서 느껴봤다.

7일 오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의 서킷, 스피드웨이로 들어섰다. 경기장 공사를 이유로 2008년 폐장한 뒤 개인적으로는 첫 방문이다. 물론 올해 일부 고급 수입차 브랜드의 고객 대상 시승행사가 열렸지만 잔디를 밟지말라거나 서킷에서 사고가 일어날 경우 행사를 전면 취소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걸었던 장소다.

서킷에 들어서자 쉐보레의 터보 삼총사가 보인다. 국내에 가장 먼저 1.4리터 터보엔진을 선보였던 소형 SUV 트랙스와 베스트셀러 크루즈 그리고 아베오다. 세 가지 모델 모두 터보 엔진이 아직은 주류라고 강조할 수는 없지만 심심치 않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크루즈 터보는 올해 10월까지 총 3480대가 판매돼 전체 크루즈 판매량의 22.9%를 차지했다. 디젤과 좀 더 큰 가솔린 엔진이 더 많이 팔리지만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서킷에 타고 들어갈 차는 아베오에 1.4 가솔린 터보엔진을 얹은 모델. 한 바퀴는 배우이자 쉐보레 레이싱팀 소속 레이서인 안재모씨가 운전하고 나머지 두 바퀴는 직접 운전했다.

안재모씨가 서킷 데모런을 시작했다. 직선주로에서 엔진회전수를 꾸준히 올리며 달려 나간다. 서킷에선 조금 아쉬운 자동변속기다. 최대토크가 3000~4500rpm에서 터지니 꾸준히 유지시키는 게 관건이다. 코너에서는 단단한 아베오의 하체가 빛을 발한다. 본격적인 레이싱용 머신은 아닌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정도.

해치백 자동변속기 기준 공차중량 1195kg의 아베오에 성인 4명이 탔다. 그리고 서킷을 달렸다. 여러모로 경주 때와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해도 스피드웨이 서킷을 최고속도 150km/h를 넘나들며 공략했다. 소형차는 힘이 없다는 기존 상식을 깨는 주행이다.

두 번째 주행은 직접 운전했다. 안재모씨의 데모런에 보니 스피드웨이 서킷이 매우 극단적으로 변했다. 급격한 경사가 늘어났고 오르막 헤어핀도 등장했다. 어려운 코스다. 두 바퀴를 타기로 했으니 처음은 코스 적응이다. 변속기를 자동(D)에 놓고 앞차를 따라 천천히 달린다.

역시 가속은 시원하다. 가솔린 특유의 꾸준히 뿜어내는 토크도 재미있다. 첫 번째 코너로 들어서는데 브레이크를 너무 밟았다. 엔진회전수가 떨어지면서 터보랙이 찾아왔다. 코너 탈출을 위해 가속페달을 펌프질하듯 밟았지만 최대토크를 활용하지 못했다. 경기에 들어섰다면 누군가에게 추월을 허용했을 터. 터보엔진의 약점인 터보랙을 고려하지 못한 탓이다.

 

엔진 회전수를 높게 유지할 때와 낮을 때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가솔린 터보엔진이니 당연한 결과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부드럽게 달리겠지만 가속이나 추월을 위해 페달을 깊게 밟으면 어디선가 숨어있던 힘이 솟아난다.

두 번째 서킷 주행에는 자동변속기 옆에 붙어있는 매뉴얼 변속 모드를 사용했다. 기어노브 손잡이 왼쪽 구석에 +, -로 표시한 작은 버튼이다. 마치 볼륨 조절처럼 생겼다. 어차피 전자식 변속이니 벤츠, 포르쉐, BMW처럼 스티어링휠 옆에 버튼을 넣어주었으면 고마웠겠지만 쉐보레는 원가절감을 선택한 듯하다.

코너를 공략하면서는 3단에서 2단으로 기어를 내렸다. 엔진회전수는 꾸준히 5000rpm 정도를 유지했다. 차는 완전히 달라졌다. 터보 영역을 꾸준히 사용하면서 가속페달은 가벼워졌고 2단에서 3단으로 넘어가는 사이에도 앞바퀴는 휠스핀을 일으켰다. 계기반의 미끄러짐 경고등이 계속 깜빡인다.

1.4리터 소형차에서는 느끼기 힘든 감동이다. 작은차는 실용적이기만 했던 기존 관행을 과감하게 깼다. 미국 브랜드 쉐보레가 마치 일본이나 유럽의 고성능 소형차를 추구한 느낌이다. 달리기 성능에서는 어지간한 중형차를 뛰어넘는다. 사실 비교가 불가능하다.




서킷을 돌고 차에서 내리자 이제야 외형이 눈에 들어온다. 앞모습은 역시 어색하다. 출시 당시 전투기와 모터사이클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얻었다는 그 모양 말이다. 케이스를 씌우지 않은 듯 한 헤드라이트는 아무리 봐도 어색하다. 쉐보레 경차 스파크와 혼돈이 올 만큼 닮은 디자인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작아보여 좋지만 실제 도로에서 달리자면 은근히 작은 차를 무시하는 풍토에 고생이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쉐보레 아베오(현지명 소닉)의 튜닝도 인기다. 해마다 이맘때쯤 열리는 튜닝쇼 ‘SEMA’에는 콜벳과 카마로에 이은 단골손님으로 아베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불과 2~3년 된 일이다. 미국에서 소형차는 관심 밖의 물건이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연비가 좋고 실내도 나름대로 넓다. 이날 시승에서도 남성 4명이 탔지만 그리 좁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자동차 업계의 세계적인 추세는 소형화다. 엔진은 작아지고 차도 작아진다. 다만 실내 공간은 늘린다. 아이러니한 개발 조건에도 자동차 업계는 이를 실현한다. 신차가 나오면서 외부 크기가 줄었지만 실내가 늘어난 차가 계속 등장한다. 쉐보레 아베오는 세계적인 추세를 따랐다. 그리고 세계적 추세를 우리나라에 적용하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잘 팔리는 차를 만들어 판매하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와는 다른 전략이다.

“우리 차가 이렇게 좋은데 왜 안 사는지 모르겠다” 미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를 만나면 종종 듣는 말이다. 쉐보레 아베오 터보는 과연 성공할까.

용인=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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