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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자, 해커 활동 기록·보존용 '블랙박스' 개발

입력 : 2014-11-20 13:48:43 수정 : 2014-11-20 13: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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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국방과학연구소·경찰청 등에서 관심 표명 컴퓨터 네트워크에 침투해 정보를 빼내거나 프로그램을 망가뜨리는 해커들의 활동을 기록하고 이를 보존하는 '컴퓨터 블랙박스'가 재미 한국인 과학자의 손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 공대 졸업 후 LG전자를 거쳐 조지아 공과대학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에서 후학을 지도한 김종만(48) 전 교수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조지아 공대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제품 '서버 블랙박스'를 발표했다.

제품 개발을 위해 '소테리아 시스템'을 창업하고 올여름 잠시 학교를 떠난 김 전 교수는 모든 비행 기록을 담는 항공기 블랙박스에서 착안해 '서버 블랙박스'를 만들었다.

그는 "하드웨어에 장착해 해커 활동을 기록하는 모듈 형식의 제품은 '서버 블랙박스'가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약 2년 반 동안 사재와 지원금을 합쳐 100만 달러를 투자해 연구한 끝에 '서버 블랙박스'를 출시한 김 전 교수 연구팀은 내년 초 발표될 미국 특허청의 특허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항공기 블랙박스와 비슷하게 해커뿐만 아니라 회사의 내부 최고 책임자라도 모든 정보를 지울 수 없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김 전 교수는 "사이버 공격이 지능화·조직화하는 추세에서 해커들이 교묘하게 시스템에 침입해 침투 흔적을 지우고 빠져나가는 일이 다반사"라며 "그러다 보니 언제, 어떻게 해킹을 당했는지 모르는 일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서버 블랙박스'를 컴퓨터에 장착하고 제품과 더불어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를 깔면 사용자는 해커의 침입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교수는 아울러 "사이버 범죄 재판에서 그간 해커의 침입과 활동 경로는 문서에 작성된 글자로만 확인됐으나 해커의 모든 기록이 담긴 '서버 블랙박스'를 사용하면 이를 영상으로 시연할 수 있다"며 증거 보존 가치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나라 합동참모본부와 국방과학연구소, 경찰청 사이버 대응반 등에서 이 제품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소테리아 시스템은 이 제품이 해커의 주요 공격 대상인 은행과 공공기관 컴퓨터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며 정보의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점 덕분에 병원 의료기록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전 교수와 함께 '서버 블랙박스'를 개발한 샌안토니오 텍사스대학 전자공학과의 이정희(38) 교수는 "보안과 관련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소테리아 시스템은 사적인 회선을 사용하는 기관을 위해 개발한 '서버 블랙박스'의 전 세계 시장 규모를 8천500만 달러(약 941억 원), 일반 소비자를 겨냥해 이날 함께 발표한 웹 기반의 해커 침입 방지 시스템인 '스텔스 실드'의 규모를 2억 달러(2천213억 원)로 전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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