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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호위함 '울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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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23 21:35:56 수정 : 2014-12-23 21: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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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23> 해군 함정 ⑦ 울산급 호위함
속도 빠르고 함포 다량 장착… 北 고속정 대응
“이보다 더 좋은 함정은 없다.”

1981년 1월 1일. 진해 해군기지에서 열린 호위함 ‘울산함’의 취역식 도중 한 해군 관계자는 울산함의 특징을 이와 같이 정리했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하던 구축함을 주력으로 사용하던 해군에게 자동화된 통제체계와 대함미사일을 장착한 울산함은 최첨단 함정이나 다름없었다.

울산함을 포함해 9척이 해군에 인도된 울산급 호위함은 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호위함(Frigate)이다. 호위함이란 주로 선박이나 선단과 행동을 같이하면서, 호위 임무를 수행하는 군함을 말한다.

1960년대 후반 북한 해군은 구소련을 통해 스틱스 대함 미사일을 장착한 코마/오사급 미사일 고속정을 도입했다. 이에 해군은 1975년 7월 한국형 호위함의 국내 건조를 추진한다. 당시 국내 업계에서는 호위함 건조 경험이 전혀 없어 외국 회사의 도움을 받아 설계와 제작에 나섰다. 하지만 건조 직후 시험평가에서 밸런스가 맞지 않아 함수에 시멘트를 부어 균형을 맞추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울산급 호위함은 북한 미사일 고속정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중점을 뒀다. 빠른 속도를 위해 상부 선체는 가벼운 알루미늄을 사용했고, 하부 선체는 철로 만들었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2기의 가스터빈 엔진과 2기의 디젤 엔진을 장착해 최고 34노트(약 63㎞)의 속도를 낼 수 있다.

1980년대 외국의 신형 호위함에 비해 함포가 많다. 분당 80여발의 발사속도를 자랑하는 76㎜ 함포 2문과 30/40㎜ 기관포 3∼4문을 장착했다. 미사일을 주요 무장으로 사용하는 외국과는 달리 함포가 주력이 된 것은 북한의 고속정 위협에 대응하는 측면도 있지만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무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조치였다.

울산급 호위함은 당시 해군의 주력이던 미국제 중고 구축함과 달리 자동화된 사격통제체계를 구축했다. 이 때문에 1990년 3월 림팩(RIMPAC·환태평양 연합군사훈련)에 참가했던 서울함(울산급 2번함)이 가장 뛰어난 포술 능력을 가진 함정에게 주는 탑건(TOP GUN)상을 받기도 했다.

사격통제장치와 대함미사일 등을 장착한 1500톤급 호위함 울산함.
함정과 지상 레이더기지의 실시간 정보교환을 담당하는 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KNTDS)은 함대의 해상전투능력을 끌어올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NTDS가 장착된 울산함은 초계함과 고속정들을 지휘 통제하는 기함 역할도 맡는다. 울산급 호위함은 1998년 한국형 구축함인 광개토대왕급이 취역하기 전까지 함대 기함 역할을 수행했다. 해군사관생도의 순항훈련은 물론 1990년부터 격년으로 미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열리는 림팩에 참가했다.

이렇게 함정을 과도하게 사용한 결과 상부 선체에 균열이 발생해 2002년부터 선체보강작업을 벌였다. 또한 적 어뢰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국산 대어뢰대항체계 (TACM)를 새로 장착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울산급 호위함의 노후화가 심각해지자 해군은 차기 호위함인 인천급을 새로 도입 중이다. 이에 따라 울산급 1번함인 울산함은 오는 31일 퇴역하며 순차적으로 인천급 호위함에 자리를 넘겨줄 예정이다.

박수찬 세계닷컴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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