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랜드로버는 지난해 6월 약 330억원을 투자해 영국 코벤트리 인근 옥스포드 로드에 ‘스페셜 비히클 오퍼레이션(SVO) 테크니컬 센터’를 열었다. 두 브랜드에서 볼 수 없던 ‘특별한 차량’을 제작하는 이곳을 책임진 존 에드워드 총괄사장은 지난 2일 “열정적이면서 최고 가치를 추구하는 고객을 위해 퍼포먼스와 고급스러움을 모두 담아내겠다”고 밝혔다.
이들 축은 각각 ‘퍼포먼스’, ‘럭셔리’, ‘전 지형 주행역량’을 의미하는데, 이를 충족하는 차를 만든다는 게 SVO 구상의 출발점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궁극의 최상위 모델이 목표인 셈이다. 퍼포먼스는 벤츠와 BMW의 고성능 브랜드인 AMG나 M, 럭셔리는 롤스로이스나 벤틀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전 지형 주행역량은 회사가 이미 가진 고유능력. 한정판이든 과거 모델의 부활이나 재해석이든 이 세 축을 충족해야 한다고 에드워드 사장은 강조했다. 여기다 유명 호텔체인 ‘포시즌스’의 서비스, 은행의 프라이빗뱅킹, 튜닝 업체 오버핀치를 비롯한 애프터마켓 업체의 개인 맞춤형 사업도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올 가을 개봉할 24번째 007시리즈 ‘스펙터’에 등장할 재규어 랜드로버의 스페셜 비히클 오퍼레이션(SVO) 제작 차량들. 재규어 랜드로버 제공 |
과연 돈이 되는 사업일까. 에드워드 사장은 “E타입 6대 중 마지막 차가 오는 12월쯤 출고되는데, 전 차량이 양산 전에 모두 판매됐다”고 전했다. 이어 “SVO가 우리 브랜드에서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수지타산이 안 맞으면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통상 영국에서 차 값은 3만∼15만파운드인데, 우리는 SVO를 통해 10만∼20만파운드에도 지갑을 열 고객을 확보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BMW그룹이 미니를 사들여 현대적으로 해석한 ‘R50’ 개발에도 동참했지만, 경력 대부분은 재규어 랜드로버에서 쌓았다. 가장 좋았던 차가 뭘까. 에드워드 사장은 “회사 차 전에는 흔히 이탈리아 여성에 비유되는 알파로메오를 탔다”며 “차보다 그 브랜드와 사랑에 빠졌다”며 활짝 웃었다.
고양=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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