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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新밀월, 동북아 안보 격랑]
한반도 긴장 완화 구도땐 외교 운신의 폭 넓어질 것…日 과거사문제 지속적 제기…美·中 사이서 지렛대 활용
동맹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한 미·일 신(新)동맹 체제가 동북아에서 새로운 진영 대결 구도를 촉발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워싱턴 링컨 기념관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 리무진인 ‘비스트’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동맹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한 미·일 신(新)동맹 체제가 동북아에서 새로운 진영 대결 구도를 촉발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후 발표된 미·일 공동비전성명의 핵심은 두 나라가 손잡고 군사·안보 및 경제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미·일 대 중국의 대결 기운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조성되고 있다. 

미·일은 아베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군사·안보, 경제, 일본의 역사 인식 측면에서 일치된 모습을 보였다. 일본 자위대의 역할을 전세계적으로 확대한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합의(군사·안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조기 타결 노력 합의(경제), 일본군위안부 문제 등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하지 않은 아베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용인(역사인식)이 그것이다. 동맹의 격(格)을 높인 미·일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음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안전보장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추진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미국을 매개로 한 3국 군사협력 체제를 부각함으로써 대중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한국을 3국 안보협력 틀 내에 묶어두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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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미국 포위망을 뚫기 위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과 소원해진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2013년 3차 핵실험 후 냉랭해진 북한과 중국도 미국의 압박에 직면해 다시 손을 부여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모두 긴요한 우리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미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여부가 진영 대립의 전초전 성격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도 향후 우리 외교·안보 노선엔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동북아에서의 진영 대결 구도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과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적극 활용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국제법)는 “미국이 우리에게 중요하나 우리는 통일 문제 등에서 중국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인데 진영 대립 구도에 들어가면 중국이 우리를 지지하겠느냐”며 “5·24 대북 제재 조치 등으로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어서 외교적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국제정치학)는 “우리는 미·중과 모두 잘 지내야 하는데 한국이 냉전적인 대결 구도를 탈피하려면 남북관계가 좋아져야 하고 그래야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며 “미·일이 북한 위협을 이야기하는데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북한 위협론도 완화되고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동북아에서 약한 고리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해야 한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위안부 문제는 명분상으로도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이나, 진영 대립을 회피하기 위해서도 계속 제기해야 할 이슈”라며 “일본의 과거사 문제 미해결로 인한 대일 불신감을 명분으로 대중 포위망에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미·일의 의도를 견제할 수 있고 중국에도 긍정적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1일 윤병세 외교부,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 외교안보대책회의를 여는 것도 미·일 신동맹이라는 새로운 외교안보 환경에 시급히 대처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정은 이번 협의를 통해 향후 4강 외교 정책과 대북 정책의 전략적 변화를 총망라하는 종합대책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김청중·이도형·염유섭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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