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메트로 등 외신들에 따르면 덴마크의 ‘24/7’ 라디오 방송국의 아스겔 율로가 지난 25일(현지시각) 방송을 끝낸 뒤, 스튜디오에서 ‘알란’이라는 이름의 토끼 한 마리를 죽였다. 그는 패널로 등장했던 동물보호단체 대표 케슬러가 자리를 뜨자 흉기로 토끼의 머리를 내려치고, 자전거 바퀴용 펌프로 바람을 불어넣었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한 케슬러가 스튜디오에 뛰어왔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율로의 돌발행동을 알게 된 네티즌들은 충격에 휩싸였으며, 그와 해당 방송사를 상대로 보이콧 운동까지 벌였다.
율로가 토끼를 죽인 이유는 덴마크인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였다. 동물보호에는 다들 고개를 끄덕이면서 정작 매일 고기 먹는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현실을 상기시키려는 목적이었다.
율로는 “덴마크인들은 만날 고기를 먹지만 동물을 죽이는 것에 대해서는 무덤덤하다”며 “이건 정말 불합리한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기를 먹으려면 동물을 죽여야 한다”며 “이는 ‘살해’라는 내재된 본질에 의한 행동이므로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율로는 동물보호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지니는 대중에게 경고하려 돌발행동을 저지른 것이었다.
율로는 죽은 토끼로 스튜를 만들어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들은 “율로는 8살, 6살 난 아이들이 요리하는 걸 도와 기쁘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편 케슬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율로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그 방법이 매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메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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