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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사상 첫 '트렌스젠더' 여성 총장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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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28 14:51:58 수정 : 2015-05-28 16: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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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받은 교수가 인도의 한 대학 총장에 취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성전환수술을 받은 방송인과 시장 등이 인도에서 등장해 화제가 됐는데, ‘트렌스젠더 총장’까지 나오다니 이제는 교육계도 성(性)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걸까?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인도 벵골 대학의 총장에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인물이 취임했다. 이는 벵골 대학은 물론이고 인도에서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주인공은 올해 51살인 마노비 반됴파드헤이. 마노비는 하위중간계층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아빠는 공장 노동자, 엄마는 전업주부였다. 콜카타 변두리 지역의 학교에 다닌 마노비는 현지 유수 도시의 한 대학에 진학, 벵골어를 전공했다.

마노비는 대학에 다니는 동안 여성의 권리에 대한 글을 여러 차례 썼으며, 그와 관련한 논문도 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마노비는 2003년 성전환수술을 받았으며, 지속적인 호르몬 주사를 통해 여성으로 거듭났다.

마노비는 벵골어 교수로 임용되면서 냉대로 대변되는 사회의 장벽을 체감했다. 다행히 학생들은 그의 수업을 꺼리지 않았으나, 문제는 동료들이었다. 마노비의 동료교수들은 그를 같은 교수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마노비는 “가족들은 내가 부딪칠 현실을 매우 걱정했다”며 “난 변방인으로 취급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사회의 인정을 받기까지는 무려 5년이나 걸렸다”고 힘들었던 지난날을 돌이켰다.

현재 인도에는 약 200만명의 트렌스젠더들이 있으며, 이들도 과거의 마노비처럼 차가운 시선을 견디고 있다. 이들은 인생의 어두운 그늘에 처했으며, 보통 직업을 얻기 쉽지 않아 대개 성매매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형편이다.

그나마 몇 년 전부터 인도 내에서 트렌스젠더들을 향한 시선이 조금씩 바뀌는 터라 향후 이들의 사회적 처지가 나아질 가능성이 보인다.

2009년에는 인도 선거관리위원회가 트렌스젠더들을 위해 남녀가 아닌 제3성을 인정할 방침을 발표했으며, 작년에는 현지 대법원이 이들의 성을 인정하고, 다른 인도인과 같은 법적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판결을 내렸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마노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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