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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0대 임산부, 숲에서 딸 낳고 사흘 만에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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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01 11:15:36 수정 : 2015-07-01 13: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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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아기를 낳은 미국의 30대 여성이 구조대에 의해 사흘 만에 구조됐다. 이 여성은 친정집으로 향하다 숲에서 길을 잃었으며, 불을 피워 연기로 위치를 알리는 임기응변을 발휘했다.

미국 CBS뉴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오로빌에 사는 앰버 팽본(35)은 급격한 진통을 느꼈다. 출산이 다소 두려웠던 팽본은 가족들 곁에 머물고자 즉시 차에 올라 친정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운전하던 팽본이 플러머스 카운티 국유림 근처에서 길을 잃은 것이다. 자동차 연료도 바닥이 났다. 마치 짜기라도 한 듯 팽본의 휴대전화 배터리도 모두 닳았다.

숲에 지름길이 있다는 이야기를 떠올린 팽본은 아픈 배를 부여잡고 여기저기를 헤맸으나 모두 허사였다. 결국 팽본은 어두운 숲 속에서 홀로 딸을 낳았다.

문제는 팽본의 주위로 몰려든 모기떼였다. 그의 피 냄새를 맡고 달려든 모기가 딸을 물어뜯으려 했고, 팽본은 필사적으로 딸을 감싼 채 몸으로 막았다. 그는 차에 있던 사과와 물로 길을 찾을 때까지 버텨야 했다.

팽본이 떠올린 최후의 수단은 불을 내는 것이었다. 숲 속에 불을 질러 출동한 소방대에게 구조되는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이마저도 팽본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불을 지르려 그는 애썼으나, 희뿌연 연기만 피어오르는 게 고작이었다.

여기서 극적인 상황이 일어났다. 하늘로 흩어지는 연기를 보고 불이 난 걸로 착각한 산림청 직원들이 현장에 달려와 팽본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사흘간 숲에서 길을 헤맨 끝에 딸과 함께 극적으로 구조됐다.

팽본은 “사람들을 보고 엉엉 울었다”며 “그때 난 거의 죽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 우리를 발견한 것에 감사했고, 모든 상황이 좋아질 거라는 생각에 크게 안도했다”고 덧붙였다.

팽본의 아버지 앨런 윌리엄스는 “힘든 상황을 이겨낸 딸이 대견하다”며 “딸이 숲에서 구조된 건 기적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손녀가 크면 엄마가 얼마나 용감한 사람이었는지 꼭 말해주겠다”고 뒤늦은 미소를 지었다.

한편 팽본 모녀(母女)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받았으며, 나흘 뒤 무사히 상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CBS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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