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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리뷰] 무더위 속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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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8-12 22:05:12 수정 : 2015-08-12 2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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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여파 폭염 피해 확산
한반도 자연생태계 교란 경고음
8월이 되어 무더위와 관련된 기상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폭염(暴炎)은 심한 더위로 폭서(暴暑)라고도 하며 불볕더위와 같은 뜻이다. 기상청에서는 여름에 일 최고기온이 이틀 이상 섭씨 33도가 넘으면 폭염주의보를 내린다. 폭염경보는 폭염주의보에 비해 더워 낮 최고기온이 섭씨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한다.

폭염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발생하는 자연현상으로 보는 견해와 함께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기승을 부리면서 폭염의 발생 주기와 강도가 커지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공우석 경희대 교수·지리학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 등 무더위와 관련된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한낮의 옥외작업은 가급적 피하고, 노약자는 야외활동을 삼가야 한다. 양계, 양돈 등 축산농가에서는 축사 지붕에 물을 뿌리는 등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

무더위의 또 다른 형태인 열대야(熱帶夜)는 어떤 지점의 기온이 낮에는 섭씨 30도 이상이고, 전 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9시까지의 밤 최저기온이 섭씨 25도 이상인 날을 가리킨다. 열대야가 발생하면 밤에도 무더위 때문에 수면 부족과 무력감에 시달리므로 더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한다.

지표는 낮에 태양열을 받아 더워졌다가 밤이 되면 복사열을 방출한다. 열대야는 낮에 만들어진 대기 중의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복사열을 흡수해 밤에 이를 지상으로 되돌려 보내면서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 열대야는 장마가 끝난 뒤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할 때 주로 나타난다.

열대야는 공기의 흐름이 좋은 해안보다는 내륙에서 흔하고, 녹지가 많은 시골보다는 인구밀도가 높고 인공물이 많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도시에서 주로 발생한다. 대도시의 도심, 산업단지 등은 주변보다 기온이 높은 열섬현상이 나타나는 곳에 열대야가 자주 나타난다.

자연적인 현상으로 일어나는 폭염과 열대야를 해결할 방법은 많지 않으나, 인간 활동의 결과 발생하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무더위 현상은 온실기체 발생원을 줄이는 에너지 절약과 조림과 같은 탄소 흡수원을 늘리는 등의 노력으로 완화 또는 극복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북극과 남극 등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하고 수온이 높아지면서 북극곰과 조류 등 동물생태계가 혼란에 빠지고 육상에서는 식물들이 쇠퇴하고 있다. 고산지역에서도 폭염 등 기온 상승에 따른 생태계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폭염은 고산과 아고산 생태계에 작지 않은 피해를 미치고 있으나, 지구온난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가 우리에게 직접적인 피해나 불편을 주지 않기에 무관심할 뿐이다.

고도가 높은 고산과 아고산은 사면의 경사가 급하고 토양층이 얇고 기후가 열악하고 생태계는 연약하다. 이에 지구온난화, 폭염, 개발 활동 등 외부의 작은 물리적 충격에도 쉽게 자연생태계가 교란·파괴되며, 충격에 대한 복원력이 낮아 시간이 지나도 원상 복구가 매우 어렵다.

극지방에 주로 자라지만 백두대간과 한라산의 고산과 아고산에 격리 분포하는 극지고산식물은 지난 빙하기에 북방의 혹독한 환경을 피해 한반도로 유입됐다. 지난 1만년 전후로 시작된 후빙기에 기온이 높아지면서 기후가 한랭한 높은 산정에 정착했다. 한반도 산 정상부를 지구상 분포한계선으로 삼는 극지고산식물종들은 자연사 복원의 열쇠이며,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의 지표종으로 세계적인 가치가 높아 절대보전이 필요하다.

산정상부에 고립돼 자라는 식물이 지구온난화와 폭염, 그리고 개발로 인해 고산에서 사라지면 우리의 미래도 온전치 않고 위태로울 수 있다는 신호로 보아야 한다.

공우석 경희대 교수·지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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