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10년 전에 비해 많이 바뀌었다”고 환영했다. 그는 “처음 키리바시의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시작했을 때인 2004년에는 9·11테러가 일어난 후라 모두 테러리즘에만 관심이 쏠려 있었고 내 얘기를 아무도 듣지 않았다”면서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기후변화회의가 열려 참석했지만 합의서(resolution)도 결국 채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금은 내 이야기를 멀리서도 찾아와 들어주고, 세계에서 가장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국가 중 하나인 중국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정도”라며 변화를 실감한다고 했다. 그는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되고,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선진국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2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선학평화상 수상자 기자회견에서 공동수상자인 아노테 통 키리바시 대통령(왼쪽)과 모다두구 굽타 박사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통 대통령은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헌신한 점, 굽타 박사는 식량위기의 대안으로 혁신적 물고기 양식 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서상배 선임기자 |
통 대통령은 “전 지구적인 책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존엄한 이주’ 프로그램으로 우리 국민이 ‘기후 난민’이 아니라 이주국에 기여할 수 있는 시민이 되도록 하고 있지만, 결국 이주는 현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이는 키리바시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지구적인 문제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했다. “키리바시뿐만 아니라 몰디브와 방글라데시 등 주변 나라들도 피해 대상국이며, 이 피해는 우리 모두가 만든 것”이라는 얘기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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