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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벌컥벌컥 마셨다간… 통풍 습격에 “악”

입력 : 2015-10-26 21:36:31 수정 : 2015-10-27 00: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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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 환자 증가세… 예방·치료법은 이탈리아의 천재 건축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 미국의 정치가이자 과학자, 저술가인 벤저민 프랭클린. 이 역사적 인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통풍’을 앓았다는 것이다.

통풍이란 관절 조직에 요산 결정이 축적돼 생기는 병이다. 바람만 스쳐도 아파 통풍(痛風)으로 불린다고 알려져 있는데, 영어로 통풍(gout)은 라틴어의 침(gutta)에서 유래된 말로 13세기 악마의 침이 관절에 침투해 생긴 병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통풍은 극심한 관절 통증을 동반한다. 문제는 이 통풍 환자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풍의 원인과 예방·치료법을 알아본다.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통풍 증가

한국의 통풍 진료 인원은 2007년 16만3000명에서 2011년 24만명으로 5년간 약 47%가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0.2%로 가파르다. 이 같은 현상은 식습관의 변화와 수명 연장으로 인한 각종 성인병 증가와도 관련돼 있다.

요산은 퓨린이라는 물질의 최종 대사물질이다. 퓨린은 음식물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오거나 우리 몸의 세포가 수명을 다한 뒤 만들어진다. 사람의 몸에는 요산 분해 효소가 없으므로 신장과 위장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퓨린 함유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거나, 선천적으로 퓨린 대사에 이상이 있거나, 암치료 등으로 세포가 한꺼번에 많이 죽을 때는 체내 요산 농도가 증가할 수 있다. 이때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각종 관절과 주변 인대 또는 피부에 요산 결정체가 쌓이는 것이다. 

혈액 내 요산이 정상보다 높은 고요산혈증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급성 통풍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다. 주로 하지 관절에 나타나며 같은 농도여도 남성이 여성보다 통풍이 발생하기 쉽다. 보통 혈중 요산 농도가 7㎎/㎗을 넘으면 고요산혈증으로 볼 수 있다. 모든 고요산혈증 환자에서 통풍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농도가 높을수록 위험도가 증가한다.

통풍 발병률은 혈중 요산 농도가 6.9㎎/㎗ 이하일 때 0.1%에 불과하지만, 농도가 9.0∼9.9㎎/㎗일 때 4.3%, 9.9㎎/㎗ 이상일 때 7%로 높아진다.

증상이 사라졌다가도 요산 수치가 높으면 재발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 따르면 국내 고요산혈증은 남성 15% 여성 4%이며, 무증상 고요산혈증 환자의 5% 정도가 급성 통풍관절염으로 진행된다.

◆식습관·생활습관 관리로 통풍 예방


요산 수치의 관리는 통풍관절염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핵심이다. 비만, 술,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만성신장병, 탈수 등은 모두 통풍 위험인자다. 대부분 잘못된 식습관과 관련 있기 때문에 식습관 변화로 퓨린의 과다 섭취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퓨린은 주류 중에서도 맥주, 조개, 고등어, 정어리, 멸치 등 등푸른 생선, 새우, 육류, 육류의 내장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몇년 째 야식으로 열풍인 ‘치맥’(치킨+맥주)이 통풍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꼽힌 이유도 퓨린을 과다 섭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산 수치를 낮추고 통풍 발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퓨린이 과도한 식품을 멀리해야 한다.

특히 맥주는 요산이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해하고 다시 혈액 속으로 끌어들여 요산 수치를 높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반면 요산 수치를 낮추는 데 이로운 음식도 있다. 곡류와 감자, 고구마, 유제품, 과일, 채소, 달걀, 해조류 등 지방이 적은 식품들이다. 적당한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이고 물을 많이 마셔 요산 배출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이요법과 함께 병원치료를 동반해야 통풍을 다스릴 수 있다. 급성 통풍의 경우 진통소염제 등 약물로 치료하며 만성 통풍으로 발전하면 통풍 예방 약제나 요산저하제 등으로 관리하게 된다.

경희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통풍 발작이 시작될 경우에는 다리를 높은 곳으로 올리고 얼음찜질을 한 뒤 빠른 시간 안에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며 “철저한 식습관·생활습관 관리와 병원치료를 병행한다면 통풍은 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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