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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활용 미적대다 … 글로벌 IT기업 투자 외면받아
2003년 8월14일 미국은 송전선로 사고로 역사상 최악의 정전(블랙아웃) 사태를 겪었다. 미국 동부와 캐나다 일부 지역의 정전은 순식간에 뉴욕, 뉴저지 등지로 퍼져나갔고, 사흘간의 정전으로 60억달러(약 6조8100억원)의 손해를 보고 5000만명이 넘는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2012년 7월30일 인도 뉴델리와 북서부 지역도 변전소 사고로 인한 정전으로 6억2000만명이 한여름에 지옥을 경험했다. 현대사회는 전기 없이는 하루도 지탱하기 어려운 시대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생산은 ‘지구온난화’ 가속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은 채 위태로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전기 사용량은 계속 늘고 있는데 이를 제어할 정책적 대안은 부족한 실정이다. 친환경 재생에너지 활용의 현주소와 나아갈 길을 살펴본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100개 사이트의 ‘착한전력 등급’ 공개

그린피스 한국지부는 미국지부와 함께 다음달 12일 ‘한국인이 자주 찾는 100개 사이트’ 전력의 질을 평가한 결과를 공개한다고 28일 밝혔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주요 포털과 쇼핑, 금융, 언론 등 주요 사이트 등이 상당수 포함된다. 미국에서는 이미 ‘미국인이 자주 찾는 100개 사이트’의 전력 질을 평가하는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에 국제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가 만든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사이트를 방문할 때마다 작은 구름 모양이 표시된다. 여기를 눌러보면 해당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이 친환경 에너지를 얼마나 활용하는지 수치와 등급으로 표시된다. 한국인 사용자도 많은 미국 사이트 구글(지메일), 이베이 등을 확인한 결과 각각 B등급과 C등급으로 나타났다. 구글은 사용 전력의 46를 친환경 에너지로 활용하고 있었고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는 10를 활용했다. 반면 페이스북과 애플은 각각 전력의 49와 100를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A등급을 받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최근 중국을 방문해 중국 내 생산공장과 협력회사까지 사용할 수 있는 200MW(메가와트) 규모의 대규모 태양광 에너지 생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현숙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미국의 IT기업들은 이번 캠페인 이후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리겠다는 약속을 많이 하고 있다”며 “구글, 애플, 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이 기업들이 전력공급회사 듀크에너지에 재생에너지 공급을 요구하기도 했고, 기업의 데이터센터 신축 시 재생에너지 공급이 쉬운 지역을 찾아 투자하기도 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재생에너지는 태양열, 태양광, 풍력, 지력, 소수력 발전 등이다.

이 캠페이너는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와 빅데이터를 강조하며 동아시아 IT허브를 지향하고 있는데, 해외 기업들은 이제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나라를 투자처로 찾고 있다”며 “구글이 대만과 한국을 견주다 대만으로 간 것도 결국 대만 정부가 재생 가능 에너지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재생에너지 비중이 1.9에 불과한 한국은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처로 매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갈길 먼 국내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


글로벌 IT기업의 재생에너지의 활용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28일 그린피스에 따르면 인류문명이 2003년까지 쌓은 정보 양은 5엑사바이트(Exabyte, 10byte의 18제곱)정도다. 그런데 이는 요즘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정보로는 이틀치 데이터량에 불과하다. 2017년까지 전 세계에서 생산될 정보량은 121엑사바이트에 달한다. 지난해 인터넷 접속인구는 25억명이었는데 이 추세라면 2019년에는 57억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늘어나는 정보는 주로 IT기업의 데이터센터에 저장된다.

한국IT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2013년 기준 국내 67개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력 사용량만 26억㎾h에 달한다. 이는 1200만가구가 쓰는 전력량과 맞먹는 규모다. 2006년 5억3000만㎾h, 2007년 7억2000만㎾h, 2008년 11억2000만㎾h 등 연평균 45씩 증가하고 있다. 그린피스가 올해 분석한 국내 데이터센터의 재생에너지정책 등급을 보면 재생에너지 100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밝힌 네이버만 A등급을 받았을 뿐 SK C&C와 KT, LG CNS는 D등급, LG U+와 삼성 SDS, 다음카카오는 F등급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이마저도 국내 재생에너지 전력 비율이 1대라는 점을 감안해 실제 재생에너지 사용량보다 기업들이 밝힌 재생에너지정책 방향을 평가한 점수라고 그린피스는 설명했다.

IT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에도 일부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하는 민간 전력회사가 있지만 기업의 안정적인 전력을 지원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해명했다. 전력을 독점한 한전이 재생에너지를 많이 생산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이 먼저 나서서 이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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