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9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향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작품 형식은 특이하다. 극장은 이름 모를 공항으로 설정됐다. 극장 마당은 활주로다. 관객은 출국신고서를 작성하고 검색대를 통과한 뒤 출국심사를 거쳐야 한다. 배우들과 함께 이륙하면 청소년들의 현주소를 찾아가는 여행이 시작된다.
이 연극은 사건, 드라마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삶의 순간순간을 포착하고 나열해 미술전시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수많은 이미지와 인터뷰 독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미지의 세계로 여행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는 독특한 형식 속에 모자이크처럼 담긴다. 주인공 청소년들은 팬픽, 게임, 연애, 입시경쟁을 소재로 자신들의 고민과 막연한 미래에 대해 말한다. 이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불안은 청소년기를 거친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연출을 맡은 무대미술가 여신동은 “청소년이라는 대상을 통해 자신의 현재와 과거를 돌아보고, 자신의 내면과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신동은 2004년 ‘쑥부쟁이’를 시작으로 여러 연극과 뮤지컬, 콘서트의 무대 디자인을 담당했다. 2013년 ‘사보이 사우나’로 연출가로 데뷔했다.
이 작품은 2013년 5월 ‘국립극단 청소년 예술가 탐색전’에서 여신동과 청소년 17명이 함께 만든 ‘우리는 여기에 있습니다’를 모태로 한다. 올해는 오디션을 통해 아홉 명의 배우를 선발했다. 극단 양손프로젝트의 박지혜가 텍스트 디자인에 참여해 연극적으로 더 탄탄하게 구성했다. 현대무용가 류장현이 움직임 디자인을 맡았다. 음악감독은 작년에 이어 정재일이 담당했다. 공연은 13∼29일 서울 용산구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다. 1만∼3만원. 1644-2003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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