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5승… 우승하면 조기 확정
한국인 최초로 2차례 등극 눈앞
올시즌 5승을 거둔 김경태는 19일 일본 미야자키현 피닉스 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하는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총상금 2억엔·약 18억9600만원)에 출격, 상금왕을 굳히겠다는 각오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2007년 일본 무대에 데뷔한 김경태는 2010년에도 3승을 올리며 상금왕에 오른 바 있어 한국골퍼로는 최초로 상금왕 2회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1년과 2012년 1승씩만 추가한 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김경태는 올해 5승을 수확하며 일본 무대에서 통산 10승을 기록했다. 현재 1억5753만4533엔(약 14억9388만원)으로 상금 랭킹 1위를 달리는 김경태는 2위 이케다 유타(8876만8724엔)에 6676만5809엔차로 앞서 있다. 남아 있는 정규대회는 던롭과 카시오 월드 오픈, 닛폰 시리즈 JT컵 3개 대회로, 모두 우승 상금이 4000만엔이나 되는 초특급대회다. 김경태가 ‘동양의 마스터스’라고 불리는 제42회 던롭 대회에서 우승하면 남은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상금왕을 일찌감치 확정한다.
김경태는 물론 일본 투어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은 이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 한국 선수들은 좁은 페어웨이와 러프 옆에 빽빽이 들어선 소나무 숲, 굴곡이 심한 그린으로 무장한 까다로운 코스에서 1974년부터 열리고 있는 던롭대회와는 유독 우승의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에 출전하는 등 2주 연속 JGTO 투어에 출전하지 않은 김경태가 샷 감각을 얼마나 떨칠지가 관건이다. 더구나 이번 대회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5승을 거둔 지미 워커(미국)와 PGA 투어 멤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출전한다. 하지만 올시즌 김경태의 샷 감각을 보면 이들이 결코 두렵지 않다. 김경태는 이번 시즌 평균 타수(69.58타), 그린 적중률(71%), 라운드당 평균 버디수(4.18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수도 1.74개로 4위를 기록하는 최상의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김경태가 2주 연속 JGTO 투어에 나가지 못해 추격자들과의 상금 간격이 좁혀질 뻔했지만 이케다 유타도 부진을 보여 상금격차를 유지하는 등 운도 따르는 편이다. 김경태는 “상금왕보다는 역대 한국 선수들이 정상을 밟아보지 못한 영광을 안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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