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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대전' 후유증…고용·공간·재고 '곤혹'

입력 : 2015-11-18 08:35:43 수정 : 2015-11-18 08: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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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대전'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면세점 특허 갱신 제도 이후 처음으로 재승인에 실패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점은 '탈락'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각종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간의 투자비용에 대한 손실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함은 물론 고용 문제 해결도 급선무다. 공간 활용 방안도 찾아야 하고 쌓인 재고와 내년을 대비해 주문한 물량도 처리해야 한다. 

◇ 기존 인력 고용 보장 가능할까

최우선 과제는 대규모 인력의 고용 불안 문제이다.

업체들은 저마다 고용 보장과 승계 원칙을 밝히고 있지만, 기존 근로자 모두 합당한 대우를 받고 직장을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는 롯데 소속 직원 150여명과 입점 브랜드 파견직원 1천여명 등 1천300명가량이 근무하고 있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은 16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월드타워점 직원을 롯데월드몰 입점 계열사 등을 통해 전원 고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워커힐면세점에는 면세점 소속 직원 200명가량과 입점 브랜드 파견직원 700명가량 등 약 900명이 근무하고 있다.

SK네트웍스 측은 신규 사업자와 긴밀히 협의하는 등 고용 안정을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사업자인 신세계디에프도 기존 면세점 인력을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각 기업이 고용 보장과 승계에 적극적인 모습이지만 실제로 일자리 문제가 순탄하게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 규모나 브랜드 등을 고려하면 기존 직원 모두에게 맞는 자리가 생기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100% 고용 보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규 사업자가 면세점을 인수합병(M&A)한 게 아니기 때문에 고용을 승계할 의무도 없다"며 "결국 능력을 인정받은 인력만 제자리를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와 두산 외에 다음 달 오픈 예정인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이미 인력 채용을 대부분 마쳤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지난 9월 1차 경력직 채용에서 40명을 선발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2차 채용에서 20∼30명을 추가로 뽑을 예정이다.

HDC신라면세점도 이미 대부분 인력 확충을 끝낸 상태여서 추가 채용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비는 공간·쌓인 재고 물량도 '골치'

이 밖에도 처리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당장 수개월 후에 현재 면세점 공간이 비게 된다.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곳이지만 더 큰 손해를 피하려면 적절한 활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해법을 찾기가 간단치 않다.

3천억원을 투자한 롯데 월드타워점은 계열사가 대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제2롯데월드의 중심부에 있는 만큼 어떤 식이든 상업시설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SK워커힐점도 1천억원을 들인 대규모 확장 공사가 마무리 국면에 있지만 다른 용도로 바꿔야 한다.

SK는 호텔 내에 있는 면세점 공간을 상업시설로 활용하기보다는 컨벤션 등으로의 용도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사업권을 잃은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점은 재고 물량도 떠안고 있다.

사업 구조상 면세점은 명품 등을 대량으로 직접 매입해서 판매한다. 이 때문에 물량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상당 부분은 미리 주문한다.

워커힐점과 월드타워점의 특허 만료일은 각각 이달 16일과 다음 달 31일이다. 원칙적으로는 이들은 만료일부터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폐점해야 한다.

이 기간에 판매하지 못한 물량도 부담으로 남게 된다. 더구나 두 업체는 내년 봄/여름 시즌을 대비한 상품도 이미 상당 부분 발주한 상태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주문한 물량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어떻게 처리할지 난감하다"며 "반품한다고 해도 개별 업체와 일일이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라 곤혹스럽다"고 전했다.

현행 제도에서 이 같은 경우가 되풀이면서 해외 브랜드에 대한 한국 면세점 업계의 장악력이 떨어지고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을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으로서나 관세청으로서나 사상 초유의 일이어서 사업자 선정 이후에도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낭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 협력해서 현명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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