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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주폭(酒暴) 기질은 타고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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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1-18 13:37:47 수정 : 2015-11-18 13: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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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연구진 "상습적으로 주사 부리면 유전자 의심해봐야"…한국인 113만명이 주폭 기질 타고난 듯

술을 마실 때마다 주사(酒邪)를 부리는 사람이 있다면 가족력 여부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무모하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 일부는 유전적 돌연변이와 관련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대학 의료센터 연구진은 과학저널 ‘병진정신분석(Translational psychiatry)’ 최신호에 “일부 음주자가 충동·폭력적 성향을 보이는 것은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2b’ 때문”이라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뇌 속 수용체단백질 ‘모노아민 산화효소’는 인간의 충동과 폭력 행동을 억제하는 데 관여한다. 이 효소는 몸 속에 알콜이 들어올 경우 세로토닌 2b를 활성화해 지나친 감정과 행동을 절제·통제한다. 하지만 어떤 유전자는 돌연변이를 일으켜 세로토닌 2b 조절에 실패한다는 게 핀란드 주폭(酒暴) 100여명의 DNA를 조사한 연구진의 결론이다.

하지만 연구진은 음주자의 세로토닌 2b 분비나 모노아민 산화효소의 이상 활동에 관여하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무엇인지는 명쾌하게 밝히지 못했다. 하지만 핀란드 전체 인구(약 560만명)의 2.2%인 10만명가량이 이같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한국에 대입할 경우 전체 인구의 약 113만명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탓에 술만 마시면 폭력적 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루페 티카넨 헬싱키대 교수(정신의학)는 “음주시 폭력 성향을 보이는 사람의 유전자 검사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한국인 1인당 연간 음주량은 8.7ℓ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8.8ℓ)과 엇비슷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OECD에서 9위 수준이다. 오스트리아, 에스토니아 체코 등이 11∼12ℓ로 상위권을 차지했고, 터키와 인도, 이스라엘 등은 1∼3ℓ에 불과했다.

OECD는 최근 내놓은 ‘회원국들의 최근 10여년 간(2000∼2013) 음주량 추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통계결과를 보냈다. OECD는 2013년 기준으로 34개 회원국과 브라질·중국·러시아 등 8개 파트너국별 음주량 추이를 내놨다. 2000년 9.1ℓ였던 한국의 연간 평균 음주량은 개인주의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2013년 8.7ℓ로 다소 줄었다. 하지만 OECD는 지난 5월 건강보고서를 통해 “젊은층과 여성의 음주량은 크게 늘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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