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4시간은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평등한 것'으로 생각되곤 했다.
그러나 이런 격언은 조금 수정되어야 할 듯싶다. 부자의 1시간과 평범한 회사원의 1시간은 전혀 다르게 체감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
최근 미국 일간 더 아트란틱(the atlantic)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정권을 가질수록 자유롭기 때문에 부자의 시간은 느리게 가지만 가난하면 빨리 흐른다고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 UC버클리대(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 연구팀은 수백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연구 조사를 실시, 부자에게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천천히 흐르지만 가난한 사람에게는 더 빨리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권력을 가진 사람은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재량권이 크기 때문에 시간을 더 많이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조사 대상자에게 사장과 종업원의 역할 놀이를 하게 한 뒤 조사 대상자가 시간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면밀히 조사해 기록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권력을 가진 사람은 결정 권한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시간적 여유를 느끼는 반면, 권한이 없는 사람은 늘 시간에 쫓겼다. 이들이 시간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상이하게 느끼는 이유는 시간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비롯된다.
권력이 없는 사람의 경우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역량이 적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더 받고 결과적으로 체감하는 시간이 빠르게 가고 늘 시간이 없다고 느끼는 셈이다.
연구팀이 시간을 여유 있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고 강조한 것도 그런 이유다.
아울러 가난하면 권력이 그만큼 없게 마련이고, 권력이 없으면 시간이 늘 부족하다고 느껴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가 더 쉽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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