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E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업홍보 동영상 캡처화면 |
HPE는 기존 HP의 기업 서비스 부문만 따로 떼어내 만든 회사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데 법적으로는 HP의 지위를 잇는 존속 법인이다.
기존 HP 컴퍼니의 상징과도 같았던 파란색 'hp' 로고는 PC나 프린터와 같은 일반 소비자 제품을 만드는 'HP 주식회사'(HP Inc.)의 몫이 됐다.
지난 4월 맥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블로그에서 HPE의 CI에 대해 "직사각형 로고는 개방성과 단순함, 고객과의 파트너십 등의 가치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HP가 고심 끝에 만든 이 CI가 네이버의 검색창과 디자인이 닮아도 너무 닮았다는 점이다. 실제 이 CI를 보면 누구나 네이버를 떠올릴 만큼 네이버의 직사각형 검색창(그린 윈도우)을 빼다 박았다. 색상도 같은 초록색이다.
HPE는 자사 홈페이지 대문에 걸어놓은 홍보 동영상을 포함해 외부 광고물, 내부 캠페인에도 이 '초록색 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 2006년부터 네이버 자체 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 제품과의 크로스마케팅에 '그린 윈도우'를 활용해 온 전략과 판박이다.
HPE 직원들이 CI 모형을 들고 있는 모습 |
하지만 네이버 쪽 반응은 다르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되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가 계속 불거지면 법적 검토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사의 그린윈도우는 검색창을 의미하는 사각의 검색창과 자사 로고의 그린을 결합해 시각적으로 형상화 한 디자인”이라며 “지난 2006년부터 다양한 기업 및 제품과 크로스마케팅을 통해 국민에게 높은 인지도와 함께 친숙한 디자인으로 현재까지 자사를 상징하는 디자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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