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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시각장애인 부모 수발…中을 녹인 '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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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1-27 09:57:01 수정 : 2015-11-27 10: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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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부모를 모시는 중국의 10대 소년이 네티즌 가슴에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중국 산시(陝西) 성에 사는 펭(13) 군은 9년째 시각장애인 부모를 수발하고 있다. 그의 엄마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으며, 펭 군의 아버지는 지난 2006년 급성 뇌막염을 앓은 뒤 시력을 상실했다.

펭 군의 나이를 생각하면 그가 네 살 때부터 부모를 모셨다는 뜻이 된다. 한창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나이지만 도리어 처지가 거꾸로 된 셈이다. 그 때문일까. 펭 군은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일찍 철이 든 모습이다.



펭 군이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칠 때까지는 상황이 괜찮았다. 학교가 집에서 가까워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부모를 수발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듬해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펭 군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에 다니게 됐다.

기숙사 생활로 불가피하게 부모와 떨어지게 된 펭 군은 주말마다 집에 돌아오면 제일 먼저 엄마, 아빠를 챙긴다. 자기가 없는 동안 밀린 빨래와 설거지도 척척 해놓는다. 다시 집에 올 때까지 부모가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마련해놓느라 어느새 주말이 지나가 버린다.

그렇다고 펭 군이 학업을 게을리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집안일을 해놓은 뒤, 어두운 방에 앉아 희미한 불빛에 의지한 채 책도 읽는다.

 



다행히 정부 보조금과 펭 군의 사연을 안 이들이 돈을 보내 예전보다 생활은 나아졌다. 특히 한 남성은 펭 군을 입양하고 싶다는 의사까지 밝혔다. 그는 펭 군이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며, 부모를 보살필 보모까지 보내겠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펭 군은 이 같은 제의를 거절했다. 그는 자식 된 도리로 부모를 끝까지 모시는 게 자신이 할 일이라 생각한다. 펭 군은 다른 도움은 감사히 받아들이겠지만, 입양만큼은 안된다고 말한다.

“부모님과 함께 있는 것이 제게 큰 즐거움이에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제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게 제가 할 일이에요.”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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