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걸면 경기에 집중하게 돼”
팀 3연승 이끌며 선두 추격나서 걸그룹 노래 제목으로 유명한 ‘아브라카다브라’. 히브리어로 ‘말한 대로 될지어다’라는 뜻의 주문이다. 최근 공수에 걸친 만점 활약을 보이는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2년차 주포 이재영(사진)은 요즘 경기도중 주문을 자주 외운다. 아무리 지고 있더라도 ‘반드시 이길 수 있다’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면 신기하게도 경기에 집중하게 돼 게임이 잘 풀린다고 한다.
주문의 효험은 도로공사의 3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도 나타났다. 흥국생명이 접전 끝에 1세트를 따냈지만, 2세트 들어 1-7로 크게 뒤졌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뚝심을 발휘해 기어코 경기를 25-21로 뒤집어냈고, 결국 3-0 완승을 거둬냈다. 3연승을 내달린 흥국생명은 승점 21(8승3패)로 선두 현대건설(승점 22, 8승2패)과의 격차를 승점 1로 줄이며 본격적인 선두 싸움을 예고했다.
이런 긍정적인 사고에서 나오는 자기암시는 이재영이 기량을 키우는 데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신인이던 지난 시즌 리시브가 흔들릴 경우 공격도 덩달아 흔들렸지만 올 시즌엔 좀처럼 흔들리는 법이 없다. 이재영은 “작년 힘든 시기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했더니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며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리시브가 경기 초반 잘 안 되더라도 공격이 잘 먹히면 어느새 그 리듬이 리시브로 이어진다”며 비법을 공개했다.
이재영의 타점 높은 점프를 앞세운 공격은 지난 시즌부터 극찬을 받았다. 올 시즌엔 수비에서도 일취월장한 모습이다. 공격종합 3위(37.84%), 수비 2위(세트당 6.545개)로 그야말로 팔방미인이 따로 없다. 이재영은 “상대 공격을 디그로 걷어올리면 희열 같은 게 느껴져요. 수비가 너무 재밌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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