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2015 동북아공동체포럼’에 참석한 한•중 석학들은 ‘동북아 평화·경제공동체 방안’에 대해 한결같이 이 같은 접근법을 주문했다.
4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2015 동북아공동체포럼’에 참석한 한•중 양국 각계 인사들이 ‘동북아 평화·경제공동체 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
주선양대한민국총영사관 주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과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랴오닝•지린(吉林)•헤이룽장(黑龍江)성(동북3성) 학자 등 18명이 열띤 토론을 벌이며 동북아 평화를 위한 공통 분모를 찾는 데 주력했다. 이날 포럼에는 이례적으로 중국 공산당, 동북3성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1세션 ‘동북아 평화공동체 구축 방안’에서 한•중 학자들은 이견이 많은 안보문제로 접근하기 보다는 경제, 환경 등의 분야에서 서로가 실천 가능한 공통 분모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세션 중국 측 발표자로 나선 진창이(金强一) 연변대 국제정치연구소장은 “현재 동북아지역은 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 뿐 아니라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중일, 한일의 역사·영토문제로 인해 안보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동북아 공동체 구축은 불가능하다"면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 개혁개방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웃나라들이 북한이 개혁개방할 수 있도록 조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시장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한•중이 힘을 합쳐 개성공단, 신의주특구, 나진선봉특구를 활성화하도록 조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희대 중국어학부 주재우 교수도 “전통적인 안보 문제보다는 환경, 테러, 에너지, 의료 등의 영역으로의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주 교수는 또 “이 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미국이 일본의 극단적인 우경화에 제동을 걸 수 있도록 공동의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러시아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한국에 의해 2021∼2030년 사이 통일될 것으로 에측했다"면서 "1950년 6•25전쟁 등 북한과 구소련 관계에 비춰 러시아의 이같은 전망은 중국에 시사하는 바 크다"며 한반도 통일이 중국 국익에 미칠 긍정적 효과를 역설했다.
이 센터장은 “한반도 통일은 한국 뿐 아니라 중국 동북 지역과 러시아 극동지역에 막대한 경제적 혜택을 안겨줄 것”이라며 “중국의 정치·전략적 이익의 관점에서 통일 한국은 미중의 가교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동북아 대륙세력(중국)과 해양세력(미국)의 연결 고리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과 중국 석학들이 4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2015 동북아공동체포럼’에서 ‘동북아 평화·경제공동체 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2세션 ‘동북아 경제공동체 구축 방안’에서 서울대 국제대학원 정영록 교수는 ‘한•중 경제협력의 새로운 과제’란 주제 발표를 통해 “대 북한 프로젝트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시범사업화를 성사시켜야 한다”면서 "시범사업의 하나로 GTI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라도 성사시킬 수만 있다면 그 의미는 크다"고 역설했다. GTI는 한국, 중국, 러시아, 몽골이 참여한 동북아지역 다자간 정부협의체를 말한다.
호서대 교양학부 전가림 교수는 ‘일대일로와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 발표에서 “한국과 중국, 러시아를 잇는 초국경 경제협력지역이 필요하다”면서 “초국경 복합교통망과 초국경 연계 생산네트워크, 초국경 협력도시권 구축의 3단계 가운데 현재 시범 실시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의 나진과 선봉, 중국 훈춘, 러시아 극동지역을 연계한 사업”이라고 제언했다. 전 교수는 이어 "훈춘에 제2의 개성공단 같은 유사한 산업기지를 조성해 중국과 함께 남북경제협력을 추진하는 방안도 모색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만하이펑(滿海峰) 단둥(丹東) 랴오둥(遼東)대학 한반도연구센터 교수는 “중국의 일대일로,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북한의 신경제정책은 모두 서로 협력을 요구한다”면서 “중국•한국•북한경제회랑 건설이 협력의 초급목표”라고 설명했다.
다즈강(笪志剛)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동북아자유무역지대와 자유무역시범구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양(중국)=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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