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품으로 ‘비상(飛上)’을 선언한 제네시스 EQ900이 출시 초기부터 열띤 반응을 얻고 있다. 20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EQ900은 영업일 기준 12일째인 이달 8일 1만대 계약을 돌파했다. 이 추세라면 계약 접수 한 달 이내에 1만5000대 계약 달성으로 최고급 국산차의 자존심을 드높일 전망이다. 1억원 안팎의 높은 가격에도 1일 평균 795대가 계약되고 있는데 이전 성공작인 2세대 제네시스 기록(579대)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이다.
특히 제네시스는 초기 계약자에 고소득 전문직 개인 구매자 비중이 늘어난 점에 고무됐다. 옛 에쿠스 때는 계약자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23% 정도였는데 EQ900은 34%로 11%포인트 정도 늘어났다. 특히 에쿠스 시절 13%였던 외제차 보유 고객 비중도 20%로 늘어 독일·일본차를 추월하겠다는 목표에 다가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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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17일 서울∼춘천을 왕복한 EQ900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실감한 EQ900의 성능은 외제 고급차에 견주어 흠잡을 곳을 찾기 어려웠다. “에쿠스보다 고속 주행성을 대폭 개선시켰다”던 EQ900 개발진 장담대로 계기판을 보지 않으면 고속 주행 중임을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2중, 3중으로 차유리, 문틈 등을 밀봉하고 소음 차폐재를 사용한 덕에 풍절음도 없고, 엔진음도 차단되는 조용한 실내를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실내에선 엔진음이 다소 커지는 정도다.
편의사양으로는 고급스럽고 편안한 의자, 다양한 첨단 안전 기능 등에서도 화면을 가로로 2배쯤 늘린 듯한 12.3인치 대형 내비게이션과 직관적인 안내 화면이 도드라졌다. 독일 하만베커사 제작인데 액정 패널 자체가 이전엔 없던 크기여서 새로 생산됐다고 한다. 고급차의 섬세함은 세계 명품시계를 분석해 디자인했다는 아날로그 시계와 실내 곳곳을 장식한 우드그레인, 꼼꼼한 후석 햇빛 가리개 등 곳곳에서 드러났다. 후석 탑승자 구두가 상처날까 앞좌석 밑면까지 융처리를 할 정도다.
귀경길 지체 상황에선 출시 전부터 EQ900의 새 기능으로 주목받던 고속도로 주행 지원 (HDA)기능이 빛을 발했다. 저속 상태에서 풀렸다 막혔다를 반복하는데 HDA 가동으로 핸들만 잡고 있으면 앞차와 거리를 조절하며 EQ900 스스로 가·감속, 정지하며 운전자를 도왔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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