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외풍에도 끄떡없는 경제를 만들려면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기업 구조조정과 함께 노동·공공·금융·교육 4대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아울러 폭등한 집값, 불어난 가계부채 등 경제 흐름에 맞지 않는 비정상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 구조조정 고강도로 추진해야”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20일 “기업 구조조정은 어떻게 해서든 기업을 살리려는 과거의 구조조정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고강도로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기업 부실을 가장 신경 써야 할 금융권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산업 전망에 따라 단호하고 냉철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자금줄인 은행 등의 금융권이 부실기업을 솎아내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비 올 때 우산 뺏지 말라’는 우산론이 맞지 않으며, 이미 비에 흠뻑 젖은 사람한테 계속 우산을 받쳐주느니 아직 젖지 않은 사람(기업)에게 그 우산(금융자금)을 씌워줘야 한다는 반론이다. 신 원장은 “금융권이 부실여신 관리를 강화하면 채권시장에서 신용경색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럴 때 정부가 회사채 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부작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4대 개혁 추진도 시급”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지금은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이 작지만 금리 인상은 2∼3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며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올렸을 때 각종 경제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머물고 있는 것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금융정보기술학)는 “규제를 혁파해서 관광·교육·의료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내수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4대 개혁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준경 원장은 “사모펀드는 재원과 수요는 있지만 규제 때문에 공모펀드와 차별화가 안 됐다”며 “규제를 풀고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등의 법률적 지원을 통해 자발적 구조조정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경제가 이렇게 안 좋고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집값이 오르고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은 경제 흐름에 맞지 않는 비정상적인 부분”이라며 “우리나라 집값의 절대수준이 일본 도쿄나 영국 런던보다 비싼데, 이런 비정상은 언젠가 정상으로 갈 때 충격이 있다. 이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미·이진경·오현태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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