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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수라장" 서울역 고가 우회로 안전 무방비

입력 : 2016-01-05 19:20:25 수정 : 2016-01-07 16: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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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없어 인력배치 8일 종료
서울 마포구 공덕동 집에서 중구 회현동에 있는 회사로 출퇴근하는 신순명(49·여)씨는 최근 출근 시간을 1시간이나 앞당겨 오전 6시에 집을 나선다. 지난달 13일 서울역 고가도로가 폐쇄된 직후 청파로와 한강대로를 거치는 우회도로를 이용하다 29일 사고가 난 이후부터다. 사고 전부터 신씨는 출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출근길마다 우회로를 숙지하지 못한 차들이 곳곳에 뒤엉켜 시비가 벌어졌다. 그러다 사고 당일 오전 7시30분쯤 한강대로 방면 숙대입구 교차로에서 3차선에 있던 회색 SUV 차량이 좌회전을 하려고 급하게 차선을 바꾸면서 신호 대기 중인 신씨의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다행히 두 차량 운전자 모두 다친 곳은 없었지만 신씨는 다음날부터 아예 공덕동에서 용산구청 인근을 거쳐 남산 3호 터널을 통해 회사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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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난 해소책 미비 논란 등으로 진통 끝에 서울역 고가도로가 폐쇄된 지 3주가 지났다. 그동안 우회도로의 지·정체 현상은 다소 나아졌지만 교통사고 위험성에 대비한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경찰과 모범운전자 등에 따르면 서울역 고가도로 폐쇄 이후 우회도로에서 매주 평균 3∼4건의 접촉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퇴계로와 통일로를 지나는 차량이 합류하는 남대문경찰서 부근 교차로의 경우 지난달 24일과 30일 승용차 추돌사고가 잇따랐다. 이 지역은 교차로 통과구간 자체가 길어 차량이 교차로를 지나는 도중에 신호가 바뀌는 일이 많아 사고 위험성이 높은 곳으로 지목된다. 특히 정지선과 신호등의 위치가 너무 가까워 황색 불로 바뀐 신호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차량이 그대로 교차로에 진입하는 경우가 잦다.

맞은편 서울역 서부교차로는 고가를 지탱하는 교각들이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는 게 문제다. 이 구간은 갈월동∼서소문공원 방면에서 만리재로를 지나온 차량이 청파로로 합류하는 지점인데 차선 중간중간 놓여 있는 교각 때문에 차선이 10여m 지워져 있다. 게다가 고가 통제로 퇴계로를 지나는 버스 노선이 7개로 늘어나면서 차량정체도 심해졌다.

교차로에서 차량통제를 하던 모범운전자 안모(70)씨는 “6개 차선이 3개로 합쳐지는 지점인 데다 교각을 끼고 불법 유턴을 하는 차량이 많아서 출퇴근 시간에는 매일 아수라장”이라며 “아직 차량지체가 심해서 가벼운 접촉사고만 발생하고 있지만, 흐름이 나아지면 오히려 교통사고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는 예산 이유 등을 들어 우회도로 현장을 통제하는 인력 배치를 8일 종료할 예정이다. 서울시모범운전자연합회에 따르면 연말까지 고가 주변 9개 교차로에서 근무하던 59명의 모범운전자도 이달부터 27명으로 줄었다. 현장에 동원된 모범운전자의 근무비용은 서울시가 추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회도로가 정착될 때까지만 통제 인원을 배치하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다”며 “우회도로 교통통제 기간을 연장하는 문제는 경찰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세준·이창수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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