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난 해소책 미비 논란 등으로 진통 끝에 서울역 고가도로가 폐쇄된 지 3주가 지났다. 그동안 우회도로의 지·정체 현상은 다소 나아졌지만 교통사고 위험성에 대비한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경찰과 모범운전자 등에 따르면 서울역 고가도로 폐쇄 이후 우회도로에서 매주 평균 3∼4건의 접촉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퇴계로와 통일로를 지나는 차량이 합류하는 남대문경찰서 부근 교차로의 경우 지난달 24일과 30일 승용차 추돌사고가 잇따랐다. 이 지역은 교차로 통과구간 자체가 길어 차량이 교차로를 지나는 도중에 신호가 바뀌는 일이 많아 사고 위험성이 높은 곳으로 지목된다. 특히 정지선과 신호등의 위치가 너무 가까워 황색 불로 바뀐 신호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차량이 그대로 교차로에 진입하는 경우가 잦다.
맞은편 서울역 서부교차로는 고가를 지탱하는 교각들이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는 게 문제다. 이 구간은 갈월동∼서소문공원 방면에서 만리재로를 지나온 차량이 청파로로 합류하는 지점인데 차선 중간중간 놓여 있는 교각 때문에 차선이 10여m 지워져 있다. 게다가 고가 통제로 퇴계로를 지나는 버스 노선이 7개로 늘어나면서 차량정체도 심해졌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는 예산 이유 등을 들어 우회도로 현장을 통제하는 인력 배치를 8일 종료할 예정이다. 서울시모범운전자연합회에 따르면 연말까지 고가 주변 9개 교차로에서 근무하던 59명의 모범운전자도 이달부터 27명으로 줄었다. 현장에 동원된 모범운전자의 근무비용은 서울시가 추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회도로가 정착될 때까지만 통제 인원을 배치하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다”며 “우회도로 교통통제 기간을 연장하는 문제는 경찰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세준·이창수 기자 3ju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