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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北 압박 나선 美 공군 전략폭격기 B-52는

입력 : 2016-01-10 12:18:08 수정 : 2016-01-10 13: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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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2 폭격기가 태평양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미국의 대북 압박 수위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제재와 더불어 괌 앤더슨 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B-52 전략폭격기를 10일 한반도로 출동시켰다.

미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B-52는 미국의 세계 전략에서 적성국의 준동을 억제하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미군의 가장 강력한 억제력은 항공모함이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폭격기의 위력에 의존하는 무력시위도 이루어진다.

◆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 B-52 폭격기

B-52는 미 공군 폭격기들 중 가장 바쁜 기체다. 지난 2014년 2월 전북 직도에서 폭격 훈련을 실시한 바 있으며,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 구조 속에서 대중 견제 역할을 맡기도 한다.

B-52는 1952년 첫 비행을 한 폭격기로 최고시속은 957km로 음속을 넘지 못한다.

744대가 생산돼 현재 최신형인 H형을 중심으로 현역에서 활동중인 B-52는 폭탄 탑재량이 31t에 달해 ‘융단폭격’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체로 평가된다. 원래는 핵폭탄만 탑재했지만 순항미사일과 재래식 폭탄 등을 운영할 수 있도록 개량됐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베트남 전쟁에서는 108발의 폭탄을 싣고 중고도를 비행하며 월맹군 진지를 폭격했다. 걸프전에서도 1600여회에 걸쳐 2만5000t의 폭탄을 이라크군에 쏟아부었고,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에도 투입됐다.

B-52 폭격기.


B-52는 1950년대 이래 미국이 참가한 대부분의 전쟁에서 그 성능을 입증했지만, ‘지나치게 뛰어난 전과’를 올린 것 때문에 차세대 폭격기인 XB-70의 개발 취소와 B-1 개발 지연 등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미 공군은 B-52를 2040년대까지 사용할 계획이어서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가 조종하는 유일한 군용기로 남을 전망이다.

하지만 B-52는 베트남 전쟁 당시 북베트남군의 방공망에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본래 고고도로 비행하며 폭격을 하도록 설계된 B-52는 폭격의 정확성 등을 위해 중고도로 비행하는 과정에서 대공미사일에 피격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러한 교훈에 따라 개발된 폭격기가 바로 B-1과 B-2 폭격기다.

B-1은 1970년대 개발이 시작됐으나 1970년대 말 카터 행정부에서 중단됐다. 이후 레이건 행정부에 들어와서 개발이 재개돼 실전배치됐다. 하지만 냉전 종식으로 100대만 생산되고 나머지 170대의 실전배치 계획은 취소됐다.

B-1은 크기는 B-52보다 약간 작지만 폭탄 탑재량은 더 많다. 기체 외부에 27t, 내부에 34t의 폭탄과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고 공습 과정에서 데뷔한 B-2 폭격기는 미 공군에서 가장 최신형이며 스텔스 능력을 보유한 ‘히든 카드’다. 대당 가격이 20억 달러에 달해 ‘돈 많은’ 미국도 21대밖에 운용하지 못한다.

23t의 폭탄과 미사일을 싣고 유사시 세계 어느 곳도 폭격을 할 수 있다. 핵공격을 위해 개발됐지만 냉전이 종식되면서 정밀유도폭탄을 싣고 적 지휘부나 통신시설 등 전략적 자산을 공격하는 ‘핀 포인트’ 식 작전에 주로 쓰인다.

◆ B-52가 한반도에 나타난 이유는

미 공군 폭격기들은 한반도에 위기가 발생하면 모습을 드러낸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이나 2013년 북한의 전쟁 위기 때도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며 무력시위를 했다.

한 군사전문가는 “B-52는 북한 레이더에도 선명히 잡힐 정도로 크게 나타난다”며 “6.25 당시 B-29의 폭격을 기억하는 북한으로서는 미군 폭격기의 한반도 전개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 공군 B-52 폭격기와 미 해군의 F/A-18 전투기 편대.


미 전략폭격기는 긴장이 최고조에 달해 있을 때는 ‘무력시위’와 ‘억제력’을 발휘하지만 전개 시점을 잘못 설정하면 ‘전쟁 분위기 고조’라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한미 군 당국은 폭격기를 비롯한 ‘전략자산’의 투입 시점에 신중을 기한다.

하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이 단행된지 며칠 만에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이 실현되면서, 미국이 그동안 유지해왔던 ‘전략적 인내’ 정책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따라서 미국의 폭격기를 비롯한 전략자산의 추가 투입이나 한미 연합 훈련 등 대북 군사적 압박이 계속 이어질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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