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인사동에 맨홀꽃이 피었습니다

그저 도시 시설물 중 하나로 느껴졌던 맨홀 뚜껑. 그 맨홀 뚜껑이 서울 인사동에서 새롭게 변신을 시작했습니다. '디자인서울'에 걸맞게 모습을 바꿔봤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이, 거기!
그렇게 마구 밟지 말라구!!
내 이름은 맨홀,
이 도시를 지키는 강철 사나이지

내가 없으면 여긴 아주 큰 일 나!
그냥 뚜껑 같아 보이지만 
밑으론 엄청난 지하 공간이 있거든
그래서 술 먹고 사람들 빠지고 그러잖아?
상하수도, 전기, 도시가스 등이
다 내 밑으로 흐른다는 사실 에헴

뭐? 내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그럴 리가!
서울시에만 5만 5천여 우리 친구들이 있는데 말이야
네모난 녀석부터 동그란 녀석까지
얼굴 보면 기억날걸?

솔직히 내 친구들이 그렇게 잘생긴 편은 아니야
투박하고 좋은 녀석들이지
그래서인지 서울시에서
인사동길의 맨홀 친구들을 새로 데려왔다네?

안국동 사거리~종로2가 사거리에 
매듭 문양 있는 57개의 맨홀 친구들이 왔어
뭐라더라, 인사동이 매듭으로 맺어진다나????
(그건 난 모르겠고!!!!)
어째 꿈보다 해몽인 격인데...

매듭 맨홀의 글자가 남쪽 북쪽을 의미한다지?
혹시 내가 술 먹고 스마트폰 잃어버리면
맨홀 보고 우리 집 찾아가라는 의미인가...?

이왕 우리 맨홀들까지
‘디자인서울’에 맞게 ‘문화적’으로 바꾸시겠다 마음 먹었으면
좀 더 과감하지 그랬어!
외국 친구들을 봐~
멋지잖아??

일본에는 맨홀 전시관까지 있어~
다들 외모 자랑이 장난 아니야
심지어 맨홀 모양 컵 받침을 만들어서

관광객에게 판매도 한다네?
대단한 인기지!

앞으로 다른 지역 맨홀 친구들도 바뀌려나
이왕 세금 들여 바꿀 거면
디자인에 좀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어
주철로 만들어져
우리 몸값이 꽤 비싸거든 후후

그럼 우리 좀 훔쳐가지 말고 
안 빠지게 조심하도록. 안녕!

나진희 ·정예진 기자 [e-mail]